일본의 오늘

일본생활 주의점-1

서의동 2011. 9. 29. 17:54
엘리베이터에서 

일본에서 1년간 체류해본 경험이 있는지라, 공중도덕을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7개월쯤 살다보니 생활속에서 지켜야 할 '묵계'가 꽤나 많다는 걸 느낀다. 
 
엘리베이터에 탈때는 묵계처럼 규칙이 있다. 문 양쪽옆에 있는 작동버튼을 누르는 공간에 반드시 사람이 있어 작동을 한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구성원이 누가 됐든간에 반드시 한사람은 '엘리베이터 걸' 역할을 한다. 

이 엘리베이터 걸(남녀구분없다)역할은 마지막으로 탄 사람들이 맡기도 하지만, 애초부터 자원해서 하는 이들이 있다. 멈추는 층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지를 잘 살핀 뒤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닫히기 기다리지 않고 닫힘 버튼을 누른다.

혹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걸 확인못하고 닫힘 버튼을 누르면 실례가 되므로 간단한 역할이 아니다. 그래서 버튼이 양쪽으로 돼 있는 엘리베이터에는 한편에 한사람씩 두사람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람이 내리는 1층에 도착하면 이 엘리베이터 걸이 모든 사람들을 내보낸 뒤 자기가 마지막으로 내린다.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닫히도록 놔두는게 '전기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버려두지만, 일본은 누구라도 하나가 더 타느라 다른 사람들이 늦어지는 것이 '메이와쿠'가 되므로 되도록 빨리 닫힘 버튼을 눌러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전철에서 
 

도쿄역 개찰구/by 서의동



어깨에 메는 가방을 들고 타는 이들은 전철내에서 다른 사람들이 부딪히면 실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철안 짐칸에 올려놓거나, 아니면 자기 두 발사이에 끼워둔다. 두 어깨로 짊어지는 배낭도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되므로 앞으로 메는 경우가 많다. 

전철안에서 신문을 볼때는 신문을 다 펴지 않고 세로로 접어서 본다. 신문을 원래 접힌 형태로 보다가 옆사람에게 걸리적 거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전철안에서 핸드폰 사용은 물론 금지다. 불가피하게 전화를 받긴 해도 '지금 전철안이니까 내린 뒤 전화하겠다'는 짧은 응답을 한 뒤 끊는게 예의다. 이 기본예절을 지키지 않다가 어떤 중년여성한테 핸드백으로 맞은 한국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도 급한 전화가 오거나 하면 일단 전철에서 내려 전화를 받는다. 

전화는 엄격한 반면 동료들이나 친구들, 부모자식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엄격하지 않다. 가장 시끄러운 경우가 중학생들(남녀 공히)이고, 저녁 10시 넘어서면 같이 한잔한 동료들끼리 떠드는 경우도 있다. 꽤나 시끄러운 경우는 거의 십중팔구 한잔 한 경우다.

하지만 JR같은 간선철도 말고, 우리 동네를 다니는 마을 전철 도큐이케가미(東急池上)선은 조용하다. 세량짜리 꼬마열차인 데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이라서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이들도 있는지라, 여기선 조용히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길을 걸을 때 

일본에 와서 맞은 편에서 오는 행인을 피할 때 오른쪽으로 피하다가 부딪칠 뻔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서의 습성대로 오른쪽으로 피했는데, 여기서는 보통 왼쪽으로 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왼쪽으로 피하면서 부딪힐 뻔 하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계단 출입구 같은데서 앞서 가는 이를 앞지르거나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칠 때 대개는 목례를 한다. 이 목례를 하는 일이 의외로 상당히 많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여럿이 서서 이야기하느라 길을 막거나 하는 경우는 삼가할 필요가 있다. 상당히 폭이 좁은 인도를 여렷이 나란히 가거는 것도 좋지 않다.  

반면, 우리가 보기엔 약간 실례거나 좀 뜻밖이라고 생각되는 사례도 있다. 밤에 편의점 주변에서 아예 주저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길을 가면서 샌드위치나 햄버거, 오니기리를 태연히 먹는 경우. 일본인들은 길거리를 다니면서 뭘 먹는 것에 대해 그리 큰 실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도시락, 오니기리 같은 휴대용 음식들이 발달한 것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