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왕 탄생하나?

일본 정부가 여성의 왕위계승이 가능하도록 왕실전범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여성왕족이 결혼해도 왕족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성 미야케(宮家)’의 창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야케란 왕족의 신분을 대대로 유지할 수 있는 일가를 가리킨다.

　
후지무라 장관은 왕실을 담당하는 궁내청의 하케타 신고(羽毛田信吾) 장관이 지난달 왕족 여성들로 여성 미야케를 창설하는 것을 ‘화급한 안건’으로 검토해 줄 것을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에게 요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미야케의 창설은 일본 왕실전범의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일본 정부가 이를 추진하는 것은 장래 여왕의 왕위 계승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일본에서는 역사상 8명의 여왕이 있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왕실전범 개정으로 왕위 계승권자는 남성으로 한정됐다. 하지만 일본 왕실은 왕통을 계승할 수 있는 남성 자손이 적어 왕위계승 제도 유지가 불안정한 상태다.

　
현 아키히토(明仁·77) 일왕 다음으로는 장자인 나루히토(德仁·51) 세자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 세대에는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45) 왕자의 아들인 히사히토(悠仁·5) 왕손 1명만이 계승 자격을 갖고 있다.

　
현재 일본 왕실에서 왕을 포함한 왕족 22명 중 여성은 15명에 달한다. 미혼 왕족여성은 아키히토 왕의 직계 손녀인 아이코(愛子·9) 공주 등 3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이들은 일반인과 결혼할 경우 왕실전범에 따라 왕족 신분에서 제외된다. 이럴 경우 왕족 수가 감소해 왕실 전체의 활동과 왕위 계승제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본 왕실에는 5개의 미야케가 있으나 아키시노노미야케(秋篠宮家)를 제외하면 아들이 없어 미야케의 존속도 어렵다.

　
여성 미야케 창설 논의는 고령의 아키히토 왕이 쇠약해진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 아키히토 왕은 최근 기관지 폐렴으로 지난 6일부터 18일간 장기 입원했다가 지난 24일 퇴원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여왕을 용인하는 방안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다 옛 왕족의 복귀론 등 다양한 방안이 있어 개정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