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일본의 이지메

서의동 2011. 12. 28. 16:48
일본 학교현장에서 이지메는 그간 수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도야마(富山)현 이미즈시(射水)시의 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학교에서 이지메 상담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본의 이지메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학교 측이 학생들 간에 벌어지는 이지메를 인정하지 않거나 못본척 넘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7년 이지메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이지메를 보고도 못본 척하는 사람도 가해자로 규정했다.
또 아이와 부모가 희망하면 이지메에 따른 전학을 인정하기로 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문부과학성 통계에 따르면 이지메 건수는 2007년 8만4648건으로 학생 1000명당 7.1명에 달했다. 이지메에 관한 추적조사 결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년까지 6년간 이지메를 당하지 않은 학생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이지메를 ‘학생이 일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심리적, 물리적인 공격을 받은 것에 의해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지메는 어느 학교, 어느 교실, 어느 아이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이지메 여부는 피해학생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07년에는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험담을 하거나 중상모략하는 것이 추가됐고, 이지메 건수도 발생건수에서 인지건수로 변경했다. 

 
또 일본 교육당국은 1990년대 이후 이지메 대책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죽음의 엄숙함 등에 관한 인성교육을 늘리는 한편 사회성을 키우는 체험활동과 봉사활동 시간을 확충해왔다. 초등학교에 학교 상담사와 ‘학부형 상담원’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문부과학성은 2009년 학교현장의 이지메 건수가 7만2778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나 통계상의 개선은 상당부분 교육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측의 은폐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와 개별면담을 실시한 학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15%가량 이지메 건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인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군마(群馬)현 기류(桐生)시에서 전학온지 1년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따돌림을 받다가 자살한 사건도 담임교사가 이지메에 주의깊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이지메 분석에서 “이지메 자살사건의 경우 교직원의 인식과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