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정부가 추락사고가 잦아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미군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사진)를 시험운용도 하지 않은 채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공군기지에 직접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밀집 지역에 위치한 후텐마 기지 이전을 요구해온 오키나와 주민들로서는 ‘혹을 떼려다 하나 더 붙인 셈’이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일본 언론들을 보면 미·일 정부는 수직이착륙수송기 MV-22 오스프리 12대를 오는 7월 오키나와 나하(那)항에 반입한 뒤 오는 10월부터 본격 운용하기로 했다. 당초 양국 정부는 오키나와 주민을 배려해 일본 본토인 시즈오카(靜岡)현의 캠프 후지(富士)나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미 공군기지에서 3개월간 시험운용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후텐마 기지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직접 오키나와에 배치하기로 방침을 바꿔 기체를 분해한 상태로 군항을 통해 반입한 뒤 후텐마 기지에서 조립해 배치하기로 했다. 다나카 나오키(田中直紀) 방위상은 지난 11일 이 같은 방침을 각료회의에서 확인한 뒤 기자회견에서 “오키나와 주민 여러분에게 정중히 설명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오스프리는 지난달에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추락해 미군 2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잦아 미군들 사이에서는 ‘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를 분해된 상태로 가져와 조립한 뒤 인구밀집 지역인 후텐마 기지에서 시험비행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것이다.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 오키나와 지사는 “오스프리는 개발 중에도 추락사고를 일으켰고, 최근에도 운용상 문제가 발생했다”며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지 신문인 류큐신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주민 90%가 오스프레이의 오키나와 배치에 반대했다.
2004년에도 오키나와국제대학에 미군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는 등 미군기에 의한 피해가 잦은 오키나와 주민들로서는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해 일본 반환 40주년(5월15일)을 맞은 오키나와와 일본 정부 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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