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니치신문서 1980~90년대 모습 보도
ㆍ북, 이름·경력 감춘 채 ‘위대한 모친’ 계보 올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생모인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가 북한 안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상자료가 공개됐다.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사후에도 공식매체에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채 베일에 가려진 고영희의 활동모습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0일 고영희(2004년 6월 사망)가 생전에 남편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아들인 김정은 제1비서와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내부 영상자료를 입수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가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편집해 지난달 이후 조선인민군의 중견 간부 등에게 공개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님’이라는 제목의 약 1시간30분짜리 이 영상은 1980~1990년대에 촬영된 고영희의 활동모습이 수록돼 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것을 지켜보는 모습, 김정일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위해 권총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기록 영상은 내레이션을 통해 고영희를 “불세출의 선군 영장인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의 가장 귀중한 혁명 동지” “선군의 우리 조국과 김일성 민족을 위해 하늘이 보낸 분” 등으로 소개했다. 또 고영희를 김일성 주석의 모친인 강반석, 김 위원장의 모친인 김정숙에 이어 최고지도자의 ‘위대한 모친’의 계보에 올렸다. 영상은 고영희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수백만의 기아자가 발생한 1990년 후반의 ‘고난의 행군’ 시기에 김 위원장의 곁을 지켰으며, 병사들의 식기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도 고영희를 “그녀와 같은 충신을 가까이 둔 것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고영희는 1953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뒤 1960년대 초반 ‘귀국사업’으로 북한으로 건너간 뒤 만수대예술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다 1970년대 중반 김 위원장과 동거를 시작해 2004년 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김 위원장과 함께 살았다. 고영희는 두 아들 정은과 정철, 딸 여정을 낳았고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출신이라는 경력 때문에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공식적으로 활동이 알려지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에 영상 자료가 배포된 것은 아들 김정은이 최고지도자로 지위가 확정된 이상 생모의 존재를 애매한 상태로 둬서는 안된다고 지도부가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영상에서도 고영희의 이름과 경력은 밝히지 않았다. 신문은 “고영희의 탄생일(6월26일)을 맞아 신격화 작업이 가속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녀의 경력이 정리돼 공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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