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부실 PF대출채권 지원대책, 건설사 부실 은폐위한 관치”

서의동 2009. 4. 2. 20:57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실화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부실채권 처리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실채권 매입을 국회와 감사원의 감시를 받는 구조조정 기금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1일 논평을 내고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부실 PF사업장 지원대책’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방치하고, 건설사의 부실을 은폐하기 위한 ‘관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캠코가 지난 3월 한 달간 저축은행 부실 PF대출 채권을 고가에 매입한 점을 들어 “공기업의 눈먼 돈으로 부실 건설사를 지원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캠코의 저축은행 부실 PF대출 채권 매입률(채권액 대비 매입액)이 85.6%로 지난해 12월 매입률(52.5%)에 비해 33.1%포인트 높아지는 등 부실채권 고가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위가 밝힌 대로 금융권의 PF대출 부실이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부실 PF대출 채권의 매입은 4월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이후 신설되는 구조조정 기금으로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캠코가 부실 PF대출 처리를 서두르는 것은 공적자금 관리체계가 정비되기 전에 캠코 자체 회계로 처리할 수 있는 부실채권은 모두 처리하고 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캠코에 설치되는 구조조정기금이 국가재정법상 기금에 포함돼 국회와 감사원의 감사를 받게 된다.

경제개혁연대는 “부실 PF대출은 구조조정기금에서 처리토록 하고, 만약 시급하다면 먼저 캠코 자체 회계로 처리한 뒤 사후에 구조조정기금에 포함시키도록 자산관리공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