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일본, 독도제소 당분간 보류

서의동 2012. 11. 6. 12:41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단독 제소 준비를 이달 중 마칠 예정이나 실행에 옮기지 않고, 당분간 ‘외교카드’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12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독도문제가 쟁점화돼 한국의 차기 정권의 대일정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관계가 최근 조금씩 풀리고 있는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 단독 제소를 위한 소장 준비를 이달 중 완료한 뒤, 즉시 제소하지 않고 한국 측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외무성 간부는 “단독 제소와 관련한 소장의 준비 작업은 거의 완료했으나 제소 시기는 정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단독 제소는 중요한 외교 수단이므로, 가장 효과적인 시기를 판단해 제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독제소를 외교 카드로 활용함으로써 독도·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행동반경을 좁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12월 치러지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독도문제가 선거쟁점이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 측이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내년 2월 새 정권 출범 이후에도 단독 제소를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는 긴장 완화가 진전되고 있다. 외교당국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고, 김성환 외교장관은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 등을 제기했지만 일본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일본 측도 지난달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투표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등 영토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독도를 방문할 경우 즉시 단독 제소를 결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의 단독제소를 한국이 싫어하기 때문에 외교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은 한일 정부 간 협의에서 한국 측이 국내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며 제소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측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