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해 3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국방군 설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우경화 공약을 내걸고 선거를 주도한 강경 우익의 아베 신조(安倍晋三·58·사진) 총재가 총리에 취임하게 돼 영토갈등을 겪어온 동아시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8·9면
아사히신문의 집계(오후 11시 현재)에 따르면 자민당은 중의원(하원) 의석의 과반(241석)을 훌쩍 넘는 292석 이상을 확보했다. NHK 출구조사에서는 275∼310석을 기록했다. 기존 의석(118석)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을 장악하고 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절대안정의석(269석)을 초과 확보했다. 자민당은 26석(NHK 출구조사 27~35석)이상을 얻은 공명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양당 의석은 최대 320석에 이를 것으로 보여 중의원 통과법안이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되더라도 재가결할 수 있으며, 헌법개정 발의도 가능하게 된다. 자민당은 정당 지지율이 20% 안팎에 불과하지만 민주당 정권의 실정과 2010년 9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사태 이후 국민정서의 보수 우경화 흐름 등에 편승해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47석(출구조사 55~77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2009년 총선에서 308석을 획득하는 대승을 거두며 54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으나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3·11 대지진 수습과정 등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선거참패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80) 대표의 일본유신회는 53석(출구조사 40∼61석)으로 약진했다.
아베 총재는 오는 26일 제96대 총리에 취임해 5년3개월 만에 다시 일본을 이끌게 된다. 그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국방군 설치, 센카쿠 실효지배 등 우경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투표율은 59.7%로 추정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함께 치러진 도쿄도 지사 선거에선 이시하라 전 지사 측근인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66) 부지사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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