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한국과의 관계 복원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행사로 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유보한 데 이어 독도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9일 한일의원연맹 한국 대표단을 만나 양국간 협력을 강조했고, 자민당은 재일동포 모임에 3년 만에 공식 대표단을 보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나가타(永田)초 총리관저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등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의원단을 만나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며 “양국간 협력이 아시아의 안정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대표단이 자신의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외국사절이라면서 “양국은 국경이 인접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의원연맹이 소통을 유지해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양국이 역사를 직시한 위에 미래지향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해가자”고 답변했다.
이날 도쿄 오쿠라 호텔에서 열린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신년회에는 아베 총리의 특사로 방한했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 자민당 의원 9명이 참석했다. 자민당 대표단이 재일동포 모임에 참석한 것은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단독제소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자민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다케시마의 날’(2월22일) 행사의 정부 주최도 유보한 바 있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은 한국의 새 정부가 중국으로 쏠릴 가능성을 잔뜩 경계하고 있다. 한국 법원이 최근 야스쿠니(靖國)신사 방화 혐의로 일본 측이 송환을 요청한 중국인을 중국으로 보낸 것도 이런 초조감을 키웠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박근혜 당선인이 당선 직후 주한 일본대사보다 먼저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것을 “박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 이후 도쿄와 베이징 중 어느 쪽을 먼저 방문할지 관심”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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