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다케시마의 날' 앞두고 한일 긴장

서의동 2013. 2. 21. 15:35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사흘 전인 22일 일본 시마네(島根)현에서 열릴 예정인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을 앞두고 한·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차관급 인사를 행사에 파견키로 한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고, 한국 시민단체는 현지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기로 해 일본 우익단체들과 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의 새 정부 초기부터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커지자 일본 안에서도 재고하라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아베 내각은 20일 차관급 인사 행사 파견을 공식 발표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0일 “일본 정부는 다른 나라 영토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하는 지방정부의 행사에 정부 인사를 파견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지방정부 행사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쏟는 이때 유독 역사논쟁과 영토분쟁에 휩쓸려 있는 동북아를 보고 ‘아시아 패러독스’라고 비아냥거리는데, 그 중심에 일본이 있음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앞서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케시마의 날’은 개최돼서는 안될 행사”라며 정부인사 파견 철회와 행사 중지를 요구했다. 

 

일본 안에서도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해 정부 인사 파견 자제론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0일자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행사에 파견키로 한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와 장관들이 사흘 뒤 한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점을 고려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해놓고 정무관을 보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한·일 안보협력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점과 한·일관계가 삐걱거릴 경우 대중국 외교전략에도 차질이 있을 것임을 거론한 뒤 “총리는 한·일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다면 이해득실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19일 기자회견에서 “충분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시마지리 정무관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 파견을 강행하기로 했다. 

 

한편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의장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다케시마의 날’에 시마네현에서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재일코리안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모임’ 등 일본 우익단체들도 행사 당일 시마네현에 대거 집결할 예정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