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한창이던 1974년 일본의 세지마 류조(瀨島龍三·1911~2007) 이토추(伊藤忠)상사 회장이 방한해 이낙선 상공부 장관에게 ‘한국에서의 종합상사 설립에 대한 계획서’를 건넸다. 중소 섬유수출업체 이토추상사를 세계적인 종합상사로 성장시켜 ‘전설의 상사맨’으로 통하는 세지마는 한국이 ‘수출입국(立國)’을 하려면 종합상사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듬해 정부는 상공부 고시로 종합상사 제도를 도입하고 대우실업, 삼성물산, 쌍용, 국제상사 등 7개사를 지정했다. 한국 종합상사의 역사는 곧 수출의 역사이다. 종합상사들은 정부의 각종 세제·금융 혜택을 받으며 빠르게 수출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종합상사를 통한 한국의 수출비중은 1999년 51%에 달했다.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종합상사가 책임졌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