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의 긴장과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외교와 조정, 협력을 보여주는 결정”(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으로 평가된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합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파기 수순에 돌입했다. 이란을 적대국으로 돌리고 페르시아만을 중심으로 중동을 갈라 친미 진영을 결집시키자는 것이 트럼프 중동정책의 핵심이다. 이란을 파트너로 삼으려던 오바마의 중동정책을 거꾸로 세운 것이다. 지난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바레인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 체결로 이 구상은 급진전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걸프지역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극비 방문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운신의 폭을 넓혔다. 이란과 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