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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우울 - 2010년 8월

8월9일 도착한 도쿄는 잔뜩 흐려 있었다. 하네다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하마마츠초로 이어지는 이 곳은 도쿄의 대표적인 공장지대. 먹구름과 살풍경한 공장지대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하마마츠초 부근의 한 역사. 철도왕국답게 복복복선 쯤 되는 철도레일들이 도심을 통과하고 있다. 배낭이나 여행가방을 잔뜩 짊어진 여행객들에게 도쿄여행은 아주 괴롭다. 역마다 꽤많은 락카가 있지만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없다. 이날 밤 시즈오카 행 신간선 표를 끊어놓고, 락카를 찾았지만 도쿄역 구내락카는 빈자리가 없었다. JR로 한정거장 떨어진 유라쿠초까지 갔지만 없었다. 유라쿠초 빅카메라 지하와 지하철간 통로에 있는 락카를 간신히 발견해 이곳에 여행가방을 꾸겨넣었다. 락카 찾는데만 1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고용난민..

여행의 맛 2010.09.13

[서평] 社史도 모범인 안철수연구소

이 책은 사사(社史)다. 사사는 회사의 허물은 감추고 장점은 부각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안철수연구소 사람들이 지은 (김영사)라고 해서 허물을 100% 가감 없이 내보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의 서평을 쓰기로 한 것은 안철수연구소의 이름값 때문이다. 이 책은 창업자인 안철수가 1988년 의대 박사과정 시절 컴퓨터 모니터에서 ‘브레인’이라는 이름의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보통 책자의 3분의 2쯤 되는 플로피 디스켓이 통용되던 시절부터 안철수는 바이러스와 씨름해 왔다. 박사과정과 군복무를 하는 동안 7년간 잠을 쪼개가며 백신 개발에 매달려온 안철수는 진로를 결정할 시점에서 망설임 없이 의대 교수직을 버리고, 백신 프로그램 개발자로의 험난한 여정에 뛰어든다. 이 책은 후반부로 ..

읽은거 본거 2010.09.13

어떤 취업기-1986년과 2010년

# 대학 2학년 겨울방학이던 1986년 1월 경기 부천시의 오디오 스피커 생산업체에 아주 잠깐 다녔다. 프레스 기계에서 찍혀나온 스피커 모양의 금속붙이들을 정리하는 게 일이었다. 수십 개를 간추려 작업장 한쪽에 옮겨 쌓고 돌아오면 기계가 토해낸 일감들이 또 수북이 공장바닥에 쌓였다. 몇시간 못가 손아귀와 팔뚝이 후들거렸다. 행여나 싶어 며칠간 머리를 감지 않고 가장 허름한 점퍼를 걸친 채 소사여객 버스를 타고 도착한 약대동에는 작은 공장들이 즐비했다. 사진도 붙이지 않은 이력서를 쓱 훑어본 관리사원은 다음날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하루 일당 3700원에서 점심값 600원을 떼면 3100원, 한 달 꼬박 일해도 야근을 하지 않으면 10만원이 채 안됐다. 대학가 하숙비가 12만원이던 시절이었다. 점심시간. 식..

칼럼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