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3

우리의 소원은 전쟁

요즘 핫한 소설가 장강명의 장편소설이다. 지난해 를 읽은 뒤 이 작가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가 최근 나온 신작이라고 해서 냉큼 사봤다. 본문만 508페이지의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술술 읽힌다. 액션영화 같은 속도감이 느껴진다. 줄거리는 김씨체제가 붕괴된 이후 유엔 평화유지군이 진주해 있는 북한 황해도가 주 배경이다. 권력의 공백이 생기고 '자본주의'가 도입되자 돈맛을 알아버린 군부가 마약생산에 나서고 조폭을 기반으로 한 지역 토호들이 마약을 남쪽으로 밀수출한다. 이 과정에서 신천복수대로 불리는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 군인, 지역 조폭 사업가, 평화유지군 파견군인, 지역 상인들이 뒤얽혀 배신과 복수의 드라마를 펼치고 있다. 장강명은 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붕괴의 가장 밝고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고른 것"이라고 ..

읽은거 본거 2016.12.05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

10년간 세차례에 걸쳐 한국 근무를 경험한 일본 외교관 미치가미 히사시의 한국비판론. 거슬리는 내용이 많지만 새겨들을 대목도 많다. 전체의 톤을 보면 아주 심하게 한국을 디스한 내용이다.근데 사실 그럴만도 하다. 지금의 한국외교는 외교라 할 수 없다. "20세기 후반의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도 일본의 식민지도 아닌 독립된 국가였다. 어엿한 두 국가가 협상 끝에 합의하고 맺은 조약을 '강제된 것'이라고 말하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국가간의 약속도 나중에 돌이켜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강제된 것'이라고 한다는 말인가. 국제 관계에서는 상대가 어느 나라더라도 상대국의 입장, 관련국들의 입장을 감안한다."(100p)"국제사회에서 '역사'란 '민족의 스토리'가 아니다. 이 두가지는 긴장관계에 있다. 단순한..

읽은거 본거 2016.12.05

[아침을 열며]벳푸 온천에서 체감한 일본의 상인정신

일본 오이타현 벳부(別府)에 있는 ‘효탄온천’은 미슐랭가이드가 발행하는 관광가이드 일본판에 2007년부터 5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별3개’를 받았다. 온천이 널린 규슈(九州)지역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여행정보안내서의 ‘별3개’ 인증을 받은 곳은 공공 미술관과 이 온천 뿐이다. 등재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홍보거리이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별3개 표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처음엔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고 으쓱했죠. 근데 생각해보니 이게 오히려 손님들의 신뢰를 잃는 독이 될 것 같아 더럭 겁이 났어요.”(고노 준이치 사장) 이런 정도로 ‘별3개’씩이나 받느냐고 욕먹을까봐 홍보 팜플렛에도 넣지 않았다. 일본내 온천수 용출량 1위를 자랑하는 간나와(鐵輪) 지구에 있는 이 온천 입구에는 ‘순간냉각장치’가 전시돼 있..

칼럼 201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