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오늘 23

[어제의 오늘]1958년 세계 첫 인스턴트 라면 시판

ㆍ세상에 ‘라면’이 없었더라면 1958년 어느날 일본 오사카 이케다시의 한 선술집. 밀가루를 원료로 한 식품 개발에 몰두하다 좌절끝에 자살을 결심한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1910~2007)는 죽기전 마지막 술을 한잔 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 술을 들이켜며 주방장이 일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안도의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 밀가루 반죽을 묻힌 생선을 끓는 기름에 넣는 순간 밀가루 속에 있던 수분이 순간적으로 빠져나오고 밀가루 반죽에 작은 구멍이 무수히 생기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국수를 기름에 튀겨 건조시킨 뒤 뜨거운 물을 부으면 원래 상태로 풀어지겠구나.’ 그는 연구실로 달려가 실험을 거듭했고, 마침내 58년 8월25일 전 세계인의 식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준 인스턴트 라면이 시판됐다. 보..

어제의 오늘 2009.08.25

[어제의 오늘]칭기스칸 잠들다

고기를 잘게 다진 뒤 불에 구워 먹는 햄버거 스테이크는 독일 함부르크 지방의 이름을 딴 것이지만 원래는 몽골에서 전해진 요리법이다. 질긴 말고기를 다져먹던 풍습이 몽골이 러시아를 지배하는 동안 전파되면서 독일로 건너갔던 것이다. 한때 햄버거 스테이크는 ‘타르타르’ 스테이크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옥 타르라로스가 어원인 타르타르는 몽골인의 별칭이다. 몽골에 대한 중세 유럽인들의 뿌리깊은 공포감이 잘 드러난다. 중국에서 카스피해에 이르는 유라시아 지역을 휩쓸었던 몽골제국의 창업자 칭기스칸(成吉思汗)은 1162년경 몽골 오넌강 상류지방에서 태어났다. 본명이 테무진(鐵木眞)인 징기스칸은 9살때 아버지 예수게이가 타타르 족장에게 독살당하는 불운을 겪으며 강인하고 비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

어제의 오늘 2009.08.17

[어제의 오늘]1919년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 사망

ㆍ은퇴후 자선사업가로 더 유명 “통장에 많은 돈을 남기고 죽는 것처럼 치욕적인 인생은 없다.” 철강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기업가 겸 자선사업가 앤드루 카네기가 자신의 저서 을 통해 한 말이다. 그는 부의 사회환원이 부자들의 신성한 의무임을 몸소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화신이었다. 1835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가난한 직공의 아들로 태어난 카네기는 1848년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슬럼가에 정착한다. 13세부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853년 펜실베이니아 철도회사에 취직해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된다. 남북전쟁 이후 철강 수요의 증대를 예견한 그는 철도회사를 사직한 뒤 철강사업에 뛰어든다. 때마침 철도시대가 열리면서 철강산업이 대호황을 누리기 시작했고, 그의 사업도 승승..

어제의 오늘 2009.08.10

[어제의 오늘]1996년 일본 배우 아쓰미 기요시 사망

ㆍ명절마다 열도의 심금 울린 ‘국민배우’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장기 시리즈 영화는 일본의 이다. 주인공 구루마 도라지로(車寅次郞)가 전국을 떠돌며 겪는 에피소드를 내용으로 하는 이 영화는 1969년 쇼치쿠(松竹) 영화사가 첫회를 내보낸 뒤 1995년까지 36년간 48회에 걸쳐 제작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서민영화로 자리를 굳혔다. 일본의 국민배우격인 아쓰미 기요시(사진)가 분한 도라지로는 도쿄 북부의 서민 주거지역인 가쓰시카(葛飾)구 시바마타(柴又) 출신으로 16세때 부모님과 다투고 집을 뛰쳐나와 일본 전역을 떠돌아 다니는 방물장수다. 어이없는 말과 행동도 잘하고, 건달기도 있지만 본바탕은 인정을 품고 있는 인물형이다. 어느 날 불쑥 집에 돌아왔다가 다음날 훌쩍 가방 하나만 달랑 메고 유랑길을 떠난다. ..

어제의 오늘 2009.08.04

[어제의 오늘]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ㆍ인류사 참극 부른 사라예보의 총성 발칸반도에 위치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는 ‘유럽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다민족·다종교 도시다. 반경 1㎞ 이내에 회교사원과 기독교 교회, 유대교 사원 등이 공존하고 있는 사라예보는 코소보 내전이 막을 내린 이후 유럽의 신흥 관광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발발 당시의 사라예보는 범 슬라브주의와 범 게르만주의가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 대치하던 ‘유럽의 화약고’였다. 오스트리아 황태자인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황태자비 소피아가 이곳을 방문하던 1914년 6월28일은 공교롭게도 보스니아인들에게는 국치일이었다. 1389년 오스만투르크가 세르비아 왕국을 정복하던 날이었기 때문에 얼마전 보스니아를 무력병합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하필 이날을 ..

어제의 오늘 2009.07.27

[어제의 오늘] 제네바 협정

ㆍ베트남 전쟁 씨앗 된 ‘남북 분단’ 디엔비엔푸는 하노이시로부터 300㎞가량 서쪽에 있는 험준한 산악도시로 라오스와 베트남 북부를 잇는 교통요충지다. 프랑스와 베트남독립동맹(베트민) 간에 벌어진 1차 인도차이나 전쟁(1946~1954년) 막바지 프랑스군이 베트민의 보급로 차단을 위해 이 도시를 점령하면서 세계 전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디엔비엔푸 전투’가 시작됐다. 도로를 장악한 프랑스군에 맞서 베트민 군대는 결코 지나다닐 수 없는’ 빛조차 통과하기 힘든 정글을 통해 중포 200문과 다연발 로켓포를 인력과 조랑말의 힘으로 운반하는 대역사를 감행했다. 또 밤마다 민간인 보급부대들이 희미한 기름등잔 불빛만으로 끝없는 대열을 이루며 정글을 통해 베트민에게 식량을 날랐다. 한사람이 짊어진 식량 중 대부분이 ..

어제의 오늘 2009.07.23

[어제의 오늘]1933년 독일 단종법 공포

ㆍ‘인종 청소’ 나치 만행의 단초 만들다 “조선인들은 근본적 성격이 좋지 못한 민족이다.(중략) 그중 소수나마 몇몇 선인이 있을 것이다. 이 소수의 선인이야말로 민족부흥의 맹아다.” 친일문인 이광수가 1922년 5월 ‘개벽’에 발표한 ‘조선민족개조론’의 한 단락이다. 이 글에는 당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휩쓸고 있던 우생학(優生學)의 영향이 짙게 나타난다.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가 조선에 대해 회유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득세하기 시작한 친일 지배층의 사회적 권위 획득을 위해 서구의 과학을 차용한 것이다. 우생학은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란시스 갈턴에 의해 탄생했다. 갈턴은 다윈의 저서 이 발표된 뒤 6년 후인 1865년 교배기술로 동식물의 품종을 개량하듯 최고의 자질을 가진 인..

어제의 오늘 2009.07.13

[어제의 오늘]1937년 루거우차오 사건

ㆍ중·일 전쟁 발단 ‘비운의 다리’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2003년 신차 프라도를 중국에 출시하면서 신문에 큼지막한 광고를 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다리를 질주하는 프라도에 돌사자상이 절을 하는 광고를 접한 중국인들이 격분했고, 항의가 빗발치면서 도요타는 이 광고가 게재된 신문을 전량 회수·폐기해야 했다. 중·일 전쟁의 상흔이 아직 뇌리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에게 이 광고가 전쟁의 발단이 된 루거우차오(蘆溝橋) 사건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1937년 오늘. 중국 베이징 남서쪽 교외의 소도시인 루거우차오 근처에 주둔 중이던 일본군 보병 1연대 제3대대 8중대가 야간연습을 하던 중 몇발의 총성이 울렸고, 사병 한 명이 행방불명됐다. 행방불명 중인 줄 알았던 사병은 용변 중이었고, 밤 11..

어제의 오늘 2009.07.06

[어제의 오늘]1948년 트랜지스터 탄생 

ㆍ‘전자 혁명’ 이끈 핵심 부품 요즘엔 묵직한 음향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나 찾는 골동품이 됐지만, 1960년대만 해도 가전제품은 대부분 진공관식이었다. 소리신호를 주고받거나 음량을 키우는 데 쓰이는 진공관은 원통형 유리 속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 필라멘트를 넣은 것이다. 하지만 깨지기 쉬워 수명이 짧고, 부피가 큰 데다 작동하려면 5분 이상 예열이 필요했다. 1만8800개의 진공관이 사용된 세계 최초의 전자계산기 ‘애니악’은 높이 5.5m, 길이 30m에 무게가 30t에 달했고, 소비전력도 대형 냉장고 100대를 한꺼번에 가동시킨 것과 맞먹는 ‘공룡’이었다. 이 진공관을 대체할 트랜지스터가 48년 오늘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벨연구소는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 등 연..

어제의 오늘 2009.06.29

[어제의 오늘]1945년 오키나와 미·일 전투 종지부

ㆍ‘자결 강요’ 가슴에 맺힌 恨은 남아 64년 전 오늘 감청색 바다와 흰 모래밭이 아름다운 동중국해의 류큐(琉球)제도에 석 달간 몰아쳤던 피바람이 마침내 멎었다. 제2차 대전 막바지인 1945년 4월1일부터 6월23일까지 83일간 치러진 류큐제도의 오키나와섬에서 벌어진 미군과 일본군 간 전투는 양측의 인적·물적 피해도 막대했지만, 오키나와인 12만명이 무참하게 살해되거나 자결을 강요받은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군은 일본 본토진격 작전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오키나와 상륙작전을 개시한다. 사이먼 버그너 중장의 지휘 아래 18만3000명의 대규모 병력이 투입됐고, 상륙지점인 가네다만 주변에는 미리 3만발의 포탄을 쏟아부어 일본군의 저항을 무력화시켰다. 일본은 우시지마 미쓰루(牛島滿) 중장을 ..

어제의 오늘 2009.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