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오늘

도쿄박물관, 조선왕실 투구 “조립 착오”시인

서의동 2013. 10. 18. 11:41

조선의 왕실투구를 전시 중인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이 투구의 조립에 착오가 있다는 한국 시민단체의 주장을 인정했다. 

 

도쿄박물관은 17일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에 보낸 e메일에서 “1982년 촬영 당시 (상모 등) 부품을 조립할 때 뭔가 착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전시를 위해 연구원이 구조를 상세히 관찰했고, 청나라 건륭제의 갑옷과 투구 사진 등을 분석해 상모를 투구 머리 장식에 붙은 기둥인 ‘간주’ 상단에 가깝게 위치시키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그러나 “투구 상단의 옥 장식은 줄곧 새 모양으로 변화가 없고 동일품”이라며 이 장식이 용 모양에서 새 모양으로 교체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부인했다. 앞서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투구의 옥 장식이 분실돼 다른 것으로 대체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박물관이 투구의 올바른 조립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투구는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介·1870∼1964)가 일제시대에 한반도에서 수집한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돼 있던 것으로, 그의 아들이 1982년 수집품 1040점을 도쿄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오구라는 도굴 등의 방법으로 문화재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도난 문화재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한편 도쿄박물관은 이 투구가 도난품인지 여부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오구라씨가 어떻게 (투구 등 조선문화재를) 입수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