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쓴 글

금감원, 동아일보 관련 OCI 사건 ‘비공개’ 일관

서의동 2009. 7. 15. 19:54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과 이수영 경영자총협회장의 장남 이우현씨 등이 연루된 OCI(옛 동양제철화학)의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금융당국이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의문을 증폭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검찰 수사나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사건 전모 공개는커녕 사실확인조차 꺼리고 있지만 이는 지금도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통보’ 사건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태도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언론사 대표 등이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에 개입됐다는 점 때문에 몸사리기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정연수 자본시장조사본부장은 15일 “금감원은 그동안 조사한 종목에 대해 발표하거나 확인해준 적이 없고,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감원의 조사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검찰수사나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 보도로 해당 업체(OCI)의 주가가 지난 14일 8.66%나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로비와 외압설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특정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담당 국장이 국회에 불려가 질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증권선물위원회가 회계처리 기준 위반업체 등을 ‘검찰통보’한 사건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공개해왔다. 증선위는 지난 8일에도 ‘3개사에 대한 조사·감리조치’와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업체명을 명시하고, 과징금 부과, 검찰통보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검찰통보’된 업체 중 2곳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물론 주식 불공정거래와 회계처리 위반은 성격이 다르지만 ‘검찰수사나 법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앞서 검찰통보된 2곳의 경우 회사명까지 공개됐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주가가 부정적 영향을 받아 선의의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OCI의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금융당국이 사실여부에 대한 확인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과 관련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김종창 금감원장은 이날 “금감원이 조사결과를 통보해도 검찰의 기소율은 절반밖에 안 된다. 금융당국이 오히려 민·형사 소송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