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수액주사를 놓는다든지, 위에 튜브를 꽂아 무리하게 음식을 주입하는 식의 연명치료법이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보편적인 의료형태로 정착돼 있다. 유족들에게는 “그래도 손을 쓸 만큼 썼다”는 자족감을 주고, 병원으로서도 환자를 방치하지 않았다는 변명의 근거가 되지만 정작 환자들은 극심한 고통 속에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일본의 현직 의사가 연명치료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을 냈다. ‘편히 죽으려면 의료를 멀리하라(大往生したけりゃ醫療とかかわるな)’(겐토샤)는 노인요양시설 부속병원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임종을 지켜본 나카무라 진이치(中村仁一)가 자연의 섭리인 생로병사에 의료가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하는 부조리를 논박한다. 저자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