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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동의 사람·사이-김현아][전문]“정치 잘 모르니…소신보다는 상식으로 행동”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인 김현아(47)는 국회의원이 된 지 반년 만에 기묘한 처지가 됐다. 마음은 바른정당에 합류하고 싶지만 비례대표가 당을 제 발로 떠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돼 당적을 옮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출당을 원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출당 대신 의원총회나 당무 참가가 금지되는 ‘당원권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정치 초년생에겐‘절체절명의 위기’이겠지만 김현아의 표정은 어둡지가 않다. 마치 ‘우주 유영을 하듯 국회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 느낌마저 받는다. 그를 지탱하는 생명줄은 ‘당론’이 아니라 ‘상식’이다.김현아는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투표 때 자유한국당 의원으로서는 홀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찬성표를 던졌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때도 자리를 지켰다. 자..

사람들 2017.07.04

[중년이길 거부하는 50대의 독백]“점잖은 중년, 강요 마라…우리는 아직 한창때야”

나? 그래, 올해로 51세야. 부모님이 날 낳으신 건 1967년 1월이지만 당시 관례에 따라 주민등록을 음력생일인 1966년 12월로 올리셔서 실제론 만 50세지. 몇 년 전부터 와이프는 나더러 나이를 자꾸 깎는다고 핀잔을 주는데 팩트인 걸 어쩌라고.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땐 좋더군. 그쪽은 나이를 만으로 정확히 따지니까. 근데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고, 그래서 만 나이로도 명실상부한 50대가 된 거야. 살짝 서러웠어. 그런데 ‘점잖은 중년’이 되라고 강요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50대=중년’이라는 딱지도 싫어. 왜 있잖아. 채무자 집 냉장고에 붙은 압류 딱지 같은 거. 옴짝달싹 못 하고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신세. 50대가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나이일까? 몸은 팔팔하고, 정신은 이..

신문에 쓴 글 2017.06.29

[영화-세바스토폴 상륙작전]스나이퍼가 돼야 했던 소련 여대생의 일대기

지난 주말 집에서 IPTV로 러시아 영화 을 봤다. 지난번에 본 영화가 인상적이어서 러시아 영화에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 영화 역시 그랬다. (헐리우드 영화 문법으로 본다면 어딘가 어색하고 허술해 보이기도 할 것 같다.) 스토리는 실화에 기반한 것인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이다. 주인공은 루드밀라 파블리첸코. 키에프대학의 역사학도인 파블리첸코는 대학합격을 확인한 뒤 친구들과 사격장으로 놀러간다. 사격장에서 천부적인 사격실력을 발휘했고, 이 사실이 군부에까지 알려지게 된다. 군부는 파블리첸코의 학업을 중단시키고 6개월 코스의 스나이퍼 훈련을 시킨다. 이어 독소전에 참가한 파블리첸코는 우크리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 전투에서 309명의 독일..

읽은거 본거 2017.06.26

[서의동의 사람·사이-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전문]'20년 된 대북지원' 달라진 남북 환경에 맞춰 업그레이드돼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강영식(55)은 예정대로라면 인터뷰가 지면에 실릴 무렵 남북 공동 말라리아 방역사업 협의차 북한을 방문 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방북은 무산됐다.대북 강경 태도로 일관하던 박근혜 정부가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남북을 가르는 빙벽(氷壁)은 아직 굳건하다. 보수정권 9년을 거치며 남도 북도 많이 변했다. 20년 전엔 북한 동포를 돕는 데는 좌우를 가리지 않았지만 북한 핵·미사일 개발, 보수정권의 ‘반북 공세’ 영향으로 지금은 ‘인도적 지원’에서조차 의견이 갈린다. 북한도 ‘가다 서다’ 하는 남측의 대북지원 사업이 미덥지 못한 듯하다. 북의 경제사정도 호전되고 있다. 여러모로 민간..

사람들 2017.06.12

[서의동의 사람·사이-'금강요정' 김종술][전문]4대강 복원 성공하려면 ‘4대강 마피아’ 청산해야

4대강 사업 이후 강들은 ‘100m 미인’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멀리서 보면 풍부해진 수량 때문에 ‘뭐가 문제냐’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추하고 역겨운 맨 얼굴이 드러난다. 물속 생태계는 지옥이 된 지 오래고, 정수처리해도 사라지지 않는 독을 품고 있다. 강의 ‘쌩얼’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4대강 당국은 사람의 접근을 막고 있다.충남 일대를 흐르는 금강은 예전엔 여울이 많은 하천이었다. 공주 사람이라면 안 가본 이 없다는 곰나루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그림처럼 펼쳐졌고, 누치와 모래무지가 빠른 물살을 헤치며 뛰놀았다. 지역언론 백제신문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일하는 김종술(51)은 곰나루 낙조의 황홀경에 반해 14년 전 공주에 내려왔다. 이후 강이 죽어가는 현장에서 녹조 발생, 큰..

사람들 2017.06.07

[서의동의 사람·사이-심상정][전문]"진보정당, 사표론 가위눌림 벗어나…새 정부 성공 위해 협력·비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심정이었을까. 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난 9일 오후 8시 출구조사가 발표된 직후부터 정의당에 ‘뒤늦은’ 후원이 쇄도했다.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정의당 후원계좌에 7300여명이 3억원을 냈다. 5명의 주요 후보가 경쟁하며 다당제 색채를 짙게 풍겼던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 심상정(58)은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TV토론에서 정의당의 정책목표에 대한 논리 정연하고 선명한 설명이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유세장은 청년들의 열광에 휩싸였다. 선거 중반을 넘기면서 10% 득표율도 기대됐지만 막판 ‘사표론’으로 최종득표율은 6.2%에 그쳤다. 방송사의 출구조사 직후 낙담한 표정이 그를 지지한 많은 유권자들의 가슴에 멍울을 남겼다.선거에서 2주일이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

사람들 2017.05.24

[서의동의 사람·사이-최승호][전문]"공영방송이 바로 서야 새 시대가 제대로 출발”

10년여 전 MBC·KBS는 당당하고 거침없었다. MBC 은 2005년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허위의혹을 광고 중단 사태까지 겪어가며 보도해 진실을 밝혀냈다. 2006년 정부가 갑작스럽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나서자 두 방송은 FTA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가 됐다. MBC의 다큐멘터리 는 보도연맹 사건, 제주 4·3, 북파공작원 등 봉인된 현대사를 ‘성역 없이’ 조명하면서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국민 신뢰를 쌓았던 공영방송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 ‘정권방송’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 KBS의 ‘북풍몰이’ 보도는 도를 넘어섰다. MBC는 80%에 달하는 대통령 탄핵여론에도 아랑곳없이 탄핵반대 ..

사람들 2017.05.15

[서의동의 사람·사이-문정인][전문] "차기 정부가 미국에 '사드 동결' 제안해야"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9년간 한국은 대북 봉쇄정책을 펼쳐왔고,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전략적 인내’라는 명목 아래 북한에 빗장을 걸어둔 채 임기를 마쳤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급속히 키웠고,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도 동시에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쟁위기설까지 불거졌던 긴장의 파고는 미·중 정상회담을 고비로 잦아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대북 원칙을 수립한 뒤 북한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북한도 도발을 자제하고 탐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존재감을 잃고 논의에서 소외되는 ‘코리아 패싱’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이 비용을 내야 한다’는 ..

사람들 2017.05.08

재중동포 장률감독의 문제작 <두만강>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영화 (2009년)을 봤다. 굉장히 여러가지를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인상깊은 작품이다. (페북에 썼지만 블로그에 기록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포스팅한다) 영화는 두만강이 지척인 중국의 한 조선족 마을에 탈북자들이 드나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소재로 했다. '사건'에는 긍정적 부정적 의미가 다 포함된다. 배가 고파 넘어온 북한 소년들과 조선족 소년들이 함께 어울려 축구를 하면서 우정이 싹트는가 하면 밤에 배가 고프다고 불쑥 찾아온 탈북자에게 밥과 술을 주는 친절을 베푼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다. 탈북자가 늘어나면서 널어놓은 명태와 염소가 도난당하는 일도 발생한다. 이 외딴 조선족 마을 주민들에게 북한과 남한의 이미지는 굉장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곳은 접경지역이라 TV를 켜면 북한..

읽은거 본거 2017.05.02

[서의동의 사람·사이-구수정][전문]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죄·배상,우리는 일본처럼 하면 안돼

중국에 오래 거주해온 생면부지의 사업가가 지난해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 구수정(51)을 찾아와 후원금 5만달러를 내놓고 갔다. 신문을 보다 한국군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처음 접하고 받은 충격이 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됐던 모양이다. 지난 5일에는 ‘부족하나마 용서받고자 하는 곳에 쓰여지기를 바란다’는 손편지가 재단 사무실로 배달됐다. 충북에 사는 발신인은 기초생활수급자인 2급 장애인.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형편인데도 매달 3만원 후원을 약정했다.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구수정은 “베트남에서 벌어진 참상을 알려온 지 19년째가 되지만 여전히 처음 듣는다는 이들이 많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던지고, 동시에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했다. 구수정은 베트남 유학 시절인 1..

사람들 2017.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