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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자위권 행사(2020.1.15)

제3차 중동전쟁은 1967년 6월5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부터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의 비행장을 공습해 이집트 공군전력의 80%를 괴멸시키며 하루 만에 제공권을 장악했다. 지상전에서도 이스라엘군은 파죽지세로 요르단에 있는 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점령했고, 골란고원에서 시리아군을 몰아냈다. 이스라엘로서는 두차례 중동전쟁 이후 아랍국가들의 보복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당신을 죽이러 오는 자가 있으니 일어나서 그를 먼저 죽이라”는 히브리 속담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동분쟁의 씨앗을 뿌린 셈이 됐다. 이 선제공격론은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미국 안보전략의 중심에 서게 된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02년 국가안보전략에서 테..

여적 2020.01.31

[여적]코알라(2020.1.10)

산불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현상이지만 기후변화 탓에 지구가 감내할 범위를 넘어선 재앙이 돼버렸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가뭄이 길어지면서 화재가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하는 것이다. 호주 대륙에서 지난해 9월부터 다섯달째 지속되며 남한의 절반이 넘는 6만㎢를 태운 대형 산불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 고온이 원인이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2년 연속 발생한 대규모 산불도 시베리아 지역의 온난화로 눈이 평소보다 빨리 녹는 바람에 지면이 건조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1년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대형 자연화재들이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과 산림 파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주 산불 현장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0.01.31

[여적]북한의 로펌(2019.12.12)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은 “중국 공산당은 법을 통해서 통치해야 한다. 법과 제도는 지도자가 교체된다고 해서 바뀌면 안된다”고 했다. 중국은 수차례 헌법개정을 통해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헌법과 법률을 초월하는 특권을 갖지 못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확립했다. 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민법과 상법도 정비됐다. 중국 공산당이 법치주의를 강화한 이유는 해외투자 유치 때문이기도 하다. 투자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경제성장의 마중물인 외국인 투자유치에 필수적이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법치주의 강화는 ‘동전의 양면’인 셈이다. 이와 유사한 움직임 김정은 시대의 북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 가족농 중심의 포전담당..

여적 2020.01.31

[여적] '혐한 증폭기' 일본 와이드쇼(2019.12.7)

일본에서 오전 또는 낮 시간대 TV를 켜면 어느 채널이건 예외 없이 ‘정보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사회자 외에 5명 안팎의 패널이 등장해 뉴스와 예능, 생활정보 등에 대해 제작진이 마련한 리포트를 보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테마가 다양하고 방송시간도 2시간이 넘기 때문에 ‘와이드쇼’로도 불린다. 1964년 일본교육방송이 미국 NBC의 뉴스·정보프로그램 를 본떠 만든 가 성공을 거두자 다른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와이드쇼는 시청률 확보를 위해 뉴스프로그램과 달리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식으로 연출하며, 전문가 외에 입담 좋은 예능인들도 패널로 출연시킨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취재 가이드라인을 일탈하는 일도 심심치 않다. TBS 와이드쇼 제작진이 1989년 10월 옴진리교 비판에 앞장서온 ..

여적 2020.01.31

[여적]교도소 책 반입(2019.11.12)

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감옥은 대학이었다. 김 대통령은 1980년부터 2년반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청주교도소의 독방을 탐구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러셀의 , 플라톤의 , 아우구스티누스의 , 토인비의 를 비롯해 철학·신학·정치·경제·역사 등 다방면의 책을 읽었다. 푸시킨·투르게네프·도스토옙스키·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호들의 소설을 탐독했고, 등 동양 고전을 섭렵했다. 이 기간 중 이희호 여사가 구해 들여보낸 책만 600여권이다. 이 여사는 프랑스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김 대통령을 위해 을 넣어주기도 했다. 영어실력을 결정적으로 다진 시기도 1976년부터 1980년에 걸친 수감·연금생활이었다. “내가 감옥에 있지 않았더라면 어찌 나이 오십 줄에 들어서 감히 영어를 공부했겠는가.”(김대중 자서전) 국내 1세대 환경..

여적 2020.01.31

[여적] 베를린의 '마음 장벽' (2019.11.9)

엘베 강변에 형성된 독일 작센주의 주도(州都) 드레스덴은 옛 동독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츠빙거 궁전을 비롯해 오페라극장인 젬퍼오퍼, 호프 교회와 레지덴츠 궁전 등 다양한 건축물이 황홀한 자태를 뽐낸다. 드레스덴은 이런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극우운동 조직 ‘페기다(서방의 이슬람화에 저항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페기다의 시위가 젬퍼오퍼 앞 광장에서 열리는 것도 아이러니다. 극우세력들의 발호가 심상치 않자 급기야 드레스덴 의회가 지난달 말 극우주의를 배격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작센주와 튀링겐주를 비롯한 동독 지역에서는 극우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부상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지났지만 독일의 동서 간..

여적 2020.01.31

[경향의 눈] 도로시의 북한 여행(2020.1.23)

패러글라이딩 도중 토네이도에 휩쓸려 북한 땅에 불시착한 여성 기업인 윤세리와 북한군 장교 리정혁이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 은 한국 드라마의 ‘운동장’을 넓혀 놨다. “일단 못 보던 광경이 풍물지적 흥미를 유발”한다는 평(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대로 북한이라는 금단의 공간을 무대에 편입시킨 것이 우선 득점 포인트다. 북한군 장교, 그것도 군부서열 1위인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설정도 전무후무하다. 상대는 재벌 2세인 여성 CEO. 남녀 주인공이 남북 체제의 파워집단 출신이라는 배역설정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트집을 잡자면 주인공인 북한군 장교가 지나치게 멋진 것부터 용납 못하겠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불온’해 보이는 드라마가 불시착은커녕 시청률 1위의 고공비행을 하는 ..

칼럼 2020.01.31

[경향의 눈]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길'(2019.12.26)

북한이 준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고만으로도 북한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북한과 미국 간에 2년간 조성됐던 협상 국면이 종언을 고했음을 이보다 더 극적으로 알리기도 쉽지 않다. 이제 북·미관계는 수십년간 되풀이해온 경로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협상 시작→갈등 재연→협상 중단을 무한 반복하는 폐곡선 경로다. 생각만 해도 폐소공포증이 느껴진다. 한반도의 운명이 바위 굴리기 천형(天刑)을 반복하는 시시포스와 다를 게 뭔가. 북한이 내년 초 신년사에서 밝힐 ‘새로운 길’이 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폐곡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 나서리라는 점은 확실하다. 북한은 미국의 ‘절대반지’인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는 쪽으로 국제질서 재편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

칼럼 2020.01.31

[경향의 눈] 한·미 동맹의 거품을 걷어내자(2019.11.28)

방위비 분담금 공방으로 한·미동맹에 치장된 ‘신성(神聖)의 허울’이 벗겨진 것은 한국에 보약 같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아서 왕의 엑스칼리버 같은, ‘한국 수호’의 성검(聖劍)이었던 한·미동맹은 ‘사람들을 겁박해 돈을 뜯는 폭력배 식’(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발언) 계약관계로 전락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사태는 미국의 동맹서열에서 한국이 일본에 멀찌감치 뒤처져 있는 현실을 체감케 했다. 그뿐인가. 기인(奇人)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됐을 때 사람들은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정책이 바뀔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2차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뿐이다. 트럼프는 ‘나서지 말라’며 한국 정부의 손발을 묶어두고 1년 넘도록 ‘희망고문’만 가하고 있다. 실제로 일..

칼럼 2020.01.31

[경향의 눈] F35와 금강산 사이, 문재인 정부가 할 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50분 중 절반가량을 한·미 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의 집을 나서던 김 위원장의 표정이 밝아 보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언질을 받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두 달이 못돼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됐다. 북한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도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은 ‘쌍중단’(북한의 핵·장거리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군사훈련 중단) 원칙에 양측이 동의함으로써 출범했다. 봄철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됐고, 김 위원장도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중단 방침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5개월 뒤 한·미 ..

칼럼 2019.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