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은 그야말로 바다의 왕국답게 용궁처럼 보였다. 일층은 정면 좌우로 길게 벌린 것 같았는데 정중앙에 두 겹의 지붕이 높직하게 올려다보였다. 맨 꼭대기의 용마루에는 황금의 용 머리가 푸른색 뿔을 세우고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붉은 기와를 얹은 지붕에는 흰 회칠과 붉은 전돌로 나무 잎사귀를 새겨넣었고, 이층 지붕의 활처럼 둥그런 가리개에는 황금색과 푸른 비늘에 뿔을 쳐들고 이빨을 드러낸 용두가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황석영 중 슈리성에 대한 묘사)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에 있는 슈리성(首里城)은 중국과 일본의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물이다. 옛 류큐(琉球)왕국의 정치·군사·문화의 중심지로 14세기 축성됐다. 왕의 거처인 정전(正殿)은 옻나무로 붉은 칠이 돼 있고, 기와 형태에도 중국의 영향이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