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長野)현 기타사쿠(北佐久)군에 아사마(淺間)라는 이름의 산장이 있다. 일본 수도권의 휴양지인 가루이자와(輕井澤)에서 멀지 않은 이 산장에서 40년 전 벌어진 열흘간의 농성사건은 일본의 혁신운동의 운명을 바꿔놨다. 1972년 2월19일 혁신운동 조직의 한 분파인 렌고세키군(連合赤軍) 조직원 5명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산장에 잠입했다. 이들은 관리인의 아내를 인질로 잡은 채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경찰 2명과 민간인 1명이 죽고 수십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 사건의 마지막 날인 2월28일에는 경찰이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부수고 들어가 진압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돼 89.7%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열흘간의 총격전보다 일본 국민을 더 전율케 한 것은 ‘내부공산주의화의 순화’라는 명목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