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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구멍뚤렸나?

후쿠시마 제1원전을 운영해온 도쿄전력이 1~3호기 원자로의 압력용기에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쿄전력이 연료봉 손상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원자로 구성체의 핵심부분인 압력용기의 손상 가능성을 비친 것은 처음이다. 압력용기의 손상이 확실할 경우 방사성물질의 대량 누출이 우려된다. 도쿄전력은 28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연료봉이 담겨 있는 탄소강 재질의 압력용기가 손상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압력용기의 배관 등이 파손되고 구멍이 뚫려 (바깥쪽의) 격납용기에 물이 흘러나가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그동안 원자로내 연료봉이 손상됐거나 압력용기와 연결되는 부분 어딘가에 손상이 생겼을 개연성은 언급해 왔지만 압력용기가 직접 손상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전력은 ..

일본의 오늘 2011.03.29

외국인 절도단이 약탈한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에 사는 친구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외국인절도단이 주유소와 편의점을 약탈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지난 19일 올린 글이다. 이 글엔 “재난복구 때문에 치안력이 부족해 피해를 당해도 속수무책이고 언론에도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며 “여성이 성적피해를 당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있다. 도호쿠 대지진 피해지역에서 이처럼 근거 없는 유언비어들이 인터넷이나 전화메일 등을 통해 번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27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미야기현을 비롯한 지진과 쓰나미 피해지역에 수많은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자원봉사를 하러 온 남성(35)은 “외국인절도단이 있다거나 강간사건이 발생했다는 소문을 지인과 아내로부터 ..

일본의 오늘 2011.03.28

복구작업 가로막는 원전의 물웅덩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터빈실 등에 고인 방사성물질 오염 물웅덩이의 처리문제가 복구작업의 중대 난관으로 떠올랐다. 특히 물웅덩이 표면에서 극히 높은 수치의 방사선량이 측정된데다 3호기에서는 플루토늄이 누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터빈실의 물웅덩이에서 검출된 방사성물질의 수치를 평상시의 1000만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소동도 빚어지면서 복구주체로서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도쿄전력은 27일 2호기 터빈실 지하 1층의 물웅덩이 표면에서 시간당 1000m㏜(밀리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 장소에 30분만 서 있어도 림프구가 줄어들고, 4시간 머문 사람의 절반은 30일 안에 숨질 정도의 고농도다. 방사선 레벨이 너무 높아서 2호기 물웅덩이 ..

일본의 오늘 2011.03.28

[도쿄리포트] 日 ‘메이와쿠(迷惑)’ 문화의 옆 얼굴

일본 민영방송은 요즘 상업광고보다 공익광고들을 더 많이 내보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자막이 흐른 뒤 ‘쓰지 않는 전기제품의 콘센트를 빼고, 불필요한 전화메일을 삼가자’는 자막들이 화면을 채운다. 일본의 인기그룹 ‘스마프’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일본의 힘을 믿습니다’는 격려의 말을 던진다. 인사를 잘하자는 애니메이션 공익광고도 있다. 광고 끝에는 어김없이 ‘모두가 하면 큰 힘이 된다’는 자막이 등장한다. 도호쿠 대지진 이후 한동안 모든 광고시간이 이런 공익광고로 채워졌다. 2주일 넘도록 공익광고를 듣다 보니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생긴다. 물을 끓이려고 켜둔 주방의 전등에도 신경이 쓰인다. 생각해보면 대지진과 쓰나미로 수만명이 숨진 대참사 앞에서 이 정도쯤은 ..

일본의 오늘 2011.03.28

후쿠시마 원전사고 체르노빌 직전 단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기준으로 할 때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의 대사고 수준인 ‘6등급’이며, 이는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직전 단계에 해당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또 일부 원전 주변 지역의 토양오염은 이미 체르노빌 수준에 달해 상당기간 이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한 이후 누출된 요오드 양을 추정한 결과 시간당 방출량이 3만∼11만 테라베크렐에 달했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에 따르면 1986년 발생한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최악인 7등급으로 체르노빌의 요오드 방출량은 시간당 180만테라베크렐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에 비해서는 적지만 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일본의 오늘 2011.03.26

전후(戰後)체제에서 재후(災後)체제로

‘3·11’ 도호쿠 대지진의 충격은 미국의 ‘9·11’ 테러 이상으로 일본에 근원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1945년 8월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펼쳐진 일본의 전후(戰後)질서가 막을 내리는 시대구분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대지진을 계기로 일본은 ‘전후’에서 ‘재후(災後)’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재해복구나 복원이 아니라 신질서를 창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지진을 1868년 메이지유신, 1945년 패전에 이은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들이다. 미쿠리야 다카시 도쿄대 교수(일본정치사)는 최근 요미우리신문 기고에서 도후쿠 대지진은 복원이나 부흥차원이 아닌 ‘국토창조’를 상정해야 할 정도의 사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

일본의 오늘 2011.03.26

문제는 없지만 먹지는 말라? 알쏭달쏭한 일본 정부의 화법

“건강에 영향이 없을 거라면서 왜 먹지 말라는 것이냐.”(기자 질문) “당장 건강에 이상이 없지만 만약을 위해 먹지 말라는 것이다.”(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 답변)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23일 식품위생법의 잠정기준치를 초과하자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먹지 않도록 당부하는 ‘섭취제한 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건강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혼란을 주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지난 21일 농산품의 출하중지를 자치단체에 지시했다고 발표하면서 “유통되고 있는 농산품은 건강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틀 뒤인 23일에는 농산물 섭취제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먹었더라도 당장 건강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다노 장관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왜 먹지 ..

일본의 오늘 2011.03.25

그저 열심히 하면 되나? - 의문 품는 일본국민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과 약품입니다. TV를 보시는 여러분들 도와주세요….” 24일 오후 NHK 화면에 비친 미야기현의 한 대피소. 재난 이후 2주가 다되도록 가족과 연락이 끊긴 피해지역 70대 노인은 TV카메라를 향해 도움을 요청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전기는 들어왔지만 가스는 여전히 끊긴 대피소에서 영하의 날씨를 담요 한장으로 견뎌야 하는 피난민들이 적지 않다. 도코 오오타구에 사는 고바야시 다카코(40)는 3살과 7살 난 딸을 당분간 간사이 지방의 친척집에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 도쿄 수돗물에서도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뒤 아이에게 물을 먹이기가 겁이 나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이미 나고야나 간사이의 친척집으로 대피한 아이들도 있다. 다카코는 “원전 때문에 도쿄와 간토지방이 패닉상태에 빠..

일본의 오늘 2011.03.25

일본시스템 뒤흔든 대지진 - 참사 키우는 리더십 부재

도후쿠 대지진이 발생한지 2주일이 됐지만 일본사회에 깊이 팬 상흔은 치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재해지역에서는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해 죽어가는 이들이 있고, 후쿠시마 원전은 아직도 수리중이다.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지만 사회 시스템이 잘 짜여진 것으로 믿었던 선진국 일본의 현재 모습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신화를 창조한 당사국이 이 위험한 물건을 얼마나 허술하게 다뤄왔는지도 드러나고 있다. 경제발전의 모범국가에서 ‘불신과 두려움의 대상’으로 전락한 일본의 실패는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일본형 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지난 17일 이와테현 오오후나토시의 한 대피소 앞 광장에 갑자기 미군 헬기가 착륙했다. 헬기에서 내린 미군들이 식료품과..

일본의 오늘 2011.03.24

해산물도 오염

원전사고로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바닷물도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물질 오염 우려가 농산물에 이어 해산물로 확대되고 있다. 2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배수구의 남쪽 100m지점의 바닷물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정부의 안전기준을 크게 웃도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방사성 요오드131은 바닷물 1㎖당 5.066베크렐이 함유돼 법정 기준치를 126.7배 초과했다. 또 세슘134는 24.8배, 세슘137은 16.5배를 초과했다. /관련기사 10·11면 가이에다 만리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현 앞바다 30㎞ 해역내 8곳에서 방사성물질의 포함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제1, 2 원전 주변 약 10㎞ 해역에 대한 환경 ..

일본의 오늘 201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