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은 파란색 점퍼를 입고, 어깨에 배낭을 걸치고 나타났다. 말은 매우 어눌한 편이어서, 발음이 또렷하지는 않았다. 2시간 조금 넘는 인터뷰 분량의 녹취를 푸느라 고생깨나 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을 쓴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은 축소해야 할 시기" "경제성장을 안하고도 견디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말들은 많은 생각거리를 제시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문예비평가인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72)은 “지금은 성장이나 변화를 하지 않으면 못견디는 시대가 됐지만, ‘성장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은가’라는 생각, ‘스몰 이즈 뷰티풀(Small is beautiful)’이라는 사고가 오히려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가라타니는 경향신문과의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