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등려군의 노래가 배경에 깔린 평범한 연애이야긴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거운 내용이더군요. ‘문화혁명’의 미몽에서 갓 깨어난 80년대 중국인들의 ‘신(新)유민사’ 를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는 인민복 차림의 주인공 여소군(여명분)이 대륙의 ‘무석’이란 곳에서 기차편으로 홍콩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동양권에서 가장 발달된 자본주의 도시인 홍콩의 첫인상은 별로 활기차 보이지 않습니다. 꽤나 무거워 뵈는 짐을 짊어지고 힘겹게 객차를 나서는 승객들의 처진 어깨와 어스름한 불빛의 역구내가 소군이 감당할 미래가 간단치 않음을 암시합니다. 이교(장만옥분)역시 같은날 기차를 타고 홍콩에 도착한 ‘대륙인’이지만 소군보다 빠르게 적응합니다.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부터 영어학원 ‘삐끼’, 유리창청소 등 닥치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