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입국’의 구호가 메아리치던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 시대는 지났지만 한국 사회의 과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경제를 떠받치는 부속품’쯤에 머물러 있다. 최근 들어 과학서적 출판붐이 일면서 과학에 대한 지식욕이 커졌지만 과학자들이 어떤 ‘회로’를 밟아 사실을 발견했는지에는 관심이 적다. 신약이 개발돼 얼마를 벌어들일 거라는 뉴스가 뜨거나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등장할 때 잠깐씩 관심이 모일 뿐, 과학은 여전히 일반과 거리가 먼 특수한 지식체계이다. 과학의 ‘열매’에만 열광하고 과정에는 주목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황우석 사태’는 필연이었을지 모른다. 과학기술의 합리적 사고 방식과 문화가 시민의식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근대화’라고 부른다면 한국은 여전히 근대화의 도상에 있는 건 아닐까. 신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