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로 이어진 6월의 격동은 남북관계의 ‘흑역사’로 남게 됐다. 그 바람에 ‘한국전쟁 70년’의 현재적 의미를 차분히 성찰할 기회도 사라졌다. 그렇다 해도 지난 한 달간 북한이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를 짚어보는 일마저 생략해선 안 된다. 4·27 판문점선언은 2조 1항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지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이는 애초부터 지켜질 가능성이 낮은 ‘거품’ 조항이었다. 반북주의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대북전단 규제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이상으로 풀기 힘든 난제이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가 안 되는 것은 미국 탓이라도 할 수 있지만, 전단 규제는 한국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