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문제는 한국 사회의 협량을 확인하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이 지난 14일 예멘 난민 신청자 중 2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는 뉴스에 붙은 댓글들이다.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를 빼앗길 수는 없다”, “분단에 휴전국인 나라에서 무슨 난민이냐”, “자국민 살기 힘들어 죽어나가는 건 남의 일인 양 보면서…”. 제주 예멘인 난민신청자(484명)의 난민 인정률이 0.4%에 불과하다는 건 ‘그러거나 말거나’다. ‘포용력 부족’ 정도로 넘길 문제는 아니다. 난민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다보면 공동수도와 화장실을 쓰느라 비좁은 골목길에서 악다구니가 오가는 피란민촌의 아침 풍경이 떠오른다. 경제 볼륨은 세계 10위권으로 커졌지만, 사회의 심리상태는 전쟁통 난민촌에 가깝다. 간신히 맞춰놓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