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3 12

[여적]케말리즘의 위기

2018.06.25 전성기에는 터키와 발칸반도, 헝가리, 북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남부에 걸친 광활한 영토를 아우르던 오스만제국은 19세기 들어 그리스 독립전쟁에서 패하면서 결정적으로 쇠퇴했다. 개혁주의 관료들을 중심으로 근대식 의회 제도와 헌법을 도입하는 탄지마트 개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편에 가담했다가 제국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실패한 탄지마트 개혁을 계승한 인물이 ‘터키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1881~1938)다. 육군 장교이던 아타튀르크는 1차 세계대전 당시인 1915년 갈리폴리 전투에서 25만명의 영국·프랑스 연합군을 패퇴시키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오스만제국을 대신해 터키공화국을 수립하고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

여적 2019.08.03

[여적]외래종의 세계화

2018.06.22 최근 평택항과 부산항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돼 검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붉은불개미는 엉덩이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다. 이 침에 찔리면 불에 덴 듯한 통증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증상도 나타난다. 드물게는 사람이 죽기도 한다. 몸은 적갈색, 배는 검붉은색이며 크기는 3~6㎜ 정도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이다. 붉은불개미는 원래 남미가 서식지이지만 미국, 호주, 중국, 대만 등으로 확산됐고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처음 발견됐고, 지난 2월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중국산 고무나무 묘목에서 1마리가 발견됐다. 이어 지난 20일 부산항 허치슨부..

여적 2019.08.03

[여적]김정은의 셀카

2018.06.12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심야 싱가포르에서 발신된 한 장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후끈 달궜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옹예쿵 전 싱가포르 교육장관이 싱가포르의 식물원 가든스바이더베이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셀카’ 사진으로, 발라크리슈난 장관이 찍어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이날 밤 9시쯤 숙소를 떠난 김정은 위원장은 가든스바이더베이를 거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찾았다. 이어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에스플레네이드’를 둘러본 뒤 2시간 만에 호텔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은 야행 도중 시민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회주의권 밖의 국가를 방문한 것도 드문 일이지만, 시..

여적 2019.08.03

[여적]DMZ 유해발굴

2018.06.07 1996년 10월 초 미국 국방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지역에서 실종된 미군 사병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휴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북한의 공동조사로 발굴한 첫 유해다. 상등병으로 확인된 유해는 ‘군번줄’로 불리는 인식표와 비상식량, 탄피 등과 함께 발굴됐다. 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 합동사령부와 북한 공동 발굴단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33차례에 걸쳐 미군 유해 229구를 수습해 미국으로 송환했다. 주로 중공군과의 전투가 치열했던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격전지에서 발굴됐다. 이 과정에서 함께 발굴된 한국군 카투사 유해 12구도 미국을 통해 한국에 송환됐다. 하지만 ‘단 한 명의 병사도 적진에 내버려두지 않는다(Leave no man be..

여적 2019.08.03

[여적]관광 공해

2018.05.23 중세시대에는 성지순례가, 17세기부터는 유럽 상류층 자제들이 고대 그리스·로마 유적지를 여행하던 ‘그랜드 투어’가 성행했지만 대중적인 관광산업은 철도가 발달하고, 호텔이 등장한 19세기에 본격화됐다. 침례교 전도사이던 영국인 토머스 쿡(1808~1892)은 1841년 7월5일 금주(禁酒)운동 집회에 많은 이들을 참석시키기 위해 전세열차를 기획했다. 참가자를 모집한 뒤 주최자가 인솔하는 ‘패키지 여행’의 효시였다. 관광산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황금기에 비약적 발전을 했다. 1950년 2500만명이던 국제 여행객은 2013년 약 10억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에서도 2008년 1199만명이던 내국인 출국자가 지난해 2649만명으로 불어났다.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소확행(小確..

여적 2019.08.03

“원전마피아·아베 총리, 탈 원전 막으려 가짜뉴스 유포”

2018.05.21 18:58 ·후쿠시마 원전 다룬 ‘태양의 덮개’ 서울환경영화제 출품···당시 일본 총리 간 나오토 방한 7년 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 정부와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의 긴박했던 대응 과정을 다룬 영화 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서울환경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공개됐다. 후쿠시마 사고를 다룬 영화는 100여편에 달하지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 대응 과정을 본격 추적한 영화는 가 처음이다. 당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를 비롯한 관료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등 사실기록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영화제 참석차 방한한 간 전 총리와 프로듀서 다치바나 다미요시(橘民義·64)가 20일 서울극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했다. 간 전 총리는 “원전사고 이후 탈원전을 추진하던..

사람들 2019.08.03

[여적]김정은의 속도전서의동 논설위원

2018.05.01 일본의 경제학자 하야미 아키라(速水融)는 17세기 에도시대 일본에서 자본(가축)부족을 인력의 근면성으로 극복해 생산력을 높이는 ‘근면혁명(勤勉革命)’이 발생했다는 설을 제창했다. 농촌인구 대 가축비율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오히려 생활수준이 높아진 현상을 분석한 결과물이었다. 그는 당시 일본이 농기구 개량, 시비 개선 등을 통해 가축 감소에 대응하는 한편 특유의 근면윤리를 발휘해 경제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보았다. 이 근면혁명이 18세기 유럽 산업혁명 전 단계에서도 발생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북한의 ‘천리마(千里馬)운동’도 넓은 의미에서 근면혁명의 범주에 넣어 설명할 수 있다. 하루 1000리를 달린다는 전설의 말에서 유래한 천리마운동은 1956년 12월 북한 노동당 중..

카테고리 없음 2019.08.03

[여적]2018㎜

2018.04.25 2000년과 2007년 열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무대는 평양 대성구역 임흥동에 위치한 백화원(百花苑) 초대소다. 3층 구조의 3개동이 연결된 연건평 3만3000㎡(1만평) 규모의 백화원 초대소는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주요 인사들의 숙소 겸 회담장으로 사용됐다. 건물 앞에는 여러 개의 분수대가 설치된 인공호수가 있고, 초대소 이름대로 화단에는 100여종의 꽃이 피어 있다. 2000년 6월13일 방북한 김대중 대통령은 파도가 세차게 치는 해금강을 그린 대형 벽화를 배경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 뒤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환담했다. 사계절의 풍경화가 걸려 있는 접견실에서 김 위원장은 거침없는 어조로 분단현실의..

여적 2019.08.03

[여적]대북 확성기

2018.04.23 2015년 8월20일 오후 서부전선에서 북한군이 남쪽을 향해 포탄 1발을 쏘자 군 당국이 포탄 20발을 대응포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름 전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을 계기로 군 당국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경고한 지 닷새 만이었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한 발전상 소개와 북한 체제비판이 기본 메뉴이지만 건강상식이나 일기예보 같은 생활정보와 대중음악 등도 편성된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일기예보가 의외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보가 차단된 산속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이 확성기의 날씨예보를 접한 뒤 예보가 맞으면 방송 전체에 신뢰감을 갖게 된다는..

여적 2019.08.03

[여적]쿠바의 역성혁명

2018.04.22 카스트로 형제는 1959년 혁명으로 바티스타 친미 정권을 무너뜨린 뒤 59년간 쿠바를 통치해왔다. 2006년 건강이 악화된 형 피델 카스트로부터 실권을 넘겨받은 동생 라울(87)도 형 못지않은 쿠바혁명의 주역이었다. 라울은 정통파 공산주의자로 형 피델에게 체 게바라를 소개했으며 본래 민족주의자였던 피델을 친소 공산주의 노선으로 이끌었다. 카스트로 형제는 사회주의 체제가 특장으로 내세우는 무상의료·교육과 식량배급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1962년 도입된 배급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수십년간의 일당 독재체제에서 우상화를 금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요절한 혁명동지인 체 게바라의 경우 아바나 정부 청사에 큼직하게 설치된 대형 조형물을 비롯해 기념물이 적지 않지만 카스트로 형제의 동상이나 ..

카테고리 없음 2019.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