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허리 꺾인 신호등·자동차 무덤… “잊혀져 가는 게 두렵다” 지진과 쓰나미의 상처는 단지 ‘깊었다’는 말로는 형언할 수 없었다. 3·11 동일본 대지진 1년을 맞아 지난 6일 찾은 도호쿠(東北) 지방의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 건물들이 남김없이 쓸려나간 시가지 한쪽에 밑동만 덩그러니 남은 가로수가 있고, 그 꼭대기에 까마귀가 앉아 있는 모습이 초현실적인 광경을 자아냈다. 차량의 내비게이션은 분명히 신호등이 있는 삼거리라고 표시했지만 어디가 도로이고, 어디가 건물이 있던 자리인지 분간조차 어려웠다. 5~6일 둘러본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氣仙沼)시,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와 오후나토(大船渡)시에서 만난 주민들은 “부흥은커녕 복구조차 시작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비좁고 습기찬 가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