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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통신4]오다 마사히데 전 지사, 개번 매코맥 교수

오다 마사히데(大田昌秀) 전 오키나와현 지사는 지사가 되기 전에 오키나와에 관한 여러가지 탁월한 연구업적을 남긴 석학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분이 컨퍼런스가 끝난 뒤 몇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중 기억나는 대목은 이런 겁니다. "오키나와는 1945년 이후 50년대 초반까지는 미군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미군이 오키나와 전투당시 양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오키나와말을 쓰는 젊은 세대들을 구출대로 동원했는데 만약 이들 구출대가 없었다면 오키나와 양민의 희생은 3배로 늘어났을 것이다. 반면 일본군들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오키나와 말을 쓰지 못하도록 명령하고 만약 쓰면 스파이로 몰아 처형하기도 했다." 사진은 오다씨가 미국 문서보관서에서 찾아낸 태평양전쟁당시 문서를 보여주는 장면인데, 오키나와 사령부의 우시지마 미쓰..

여행의 맛 2009.12.13

[오키나와 통신3]국제 컨퍼런스 이모저모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국, 일본, 오키나와의 학자와 전문가들입니다. 아래 맨오른쪽에 일본의 북한연구 권위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아래 왼쪽 네번째에 미야모토겐이치(宮本憲一)오사카 시립대 명예교수, 그옆 오른쪽으로 이시재 카톨릭대 교수, 왼쪽 세번째가 오다 마사히데(大田昌秀)전 오키나와 지사입니다. 서울대 정근식 교수는 두번째 줄 맨 왼쪽, 개번 매코맥 국립호주대 명예교수는 뒷줄 오른쪽 다섯번째에 있습니다.(저는 뒷줄 왼쪽 두번째) 와다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와다교수는 1990년대 '동아시아 공동의 집'이란 개념을 주창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나 요즘 하시모토 일본 민주당 정부가 제기하고 있는 동아시아 공동체론이 이 개념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와다교수는 "오키나와..

여행의 맛 2009.12.13

[오키나와 통신2]헤노코 해안과 다카에의 스와리코미

헤노코 해안의 풍경을 좀더 소개합니다. 이곳도 작은 어항이라 몇척의 배들이 정박해 있었습니다. 12월 초순이지만 오키나와의 이날 기온은 영상 25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해만 제대로 나면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 위분은 우라시마에츠코씨입니다. 올해 예순하나인 이 분은 나고지역에서 반기지 운동을 꾸준히 해오신 분이고 책도 몇권 낸 르포라이터입니다. 그분의 이력을 본다면 열혈 운동권이지만, 비교적 온화한 인상입니다. 오키나와에서는 도착한 날부터 이틀간 컨퍼런스가 열렸고, 사흘째 되는 날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헤노코와 타카에 등 반기지운동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우라시마씨가 이날 투어를 안내하셨습니다. 철조망은 기지반대와 평화를 염원하는 팻말들로 울긋불긋하게 장식돼 있었습니다. 일본은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

여행의 맛 2009.12.13

[오키나와 통신1] 헤노코 해안, 듀공 그리고 스와리코미

12월4일부터 7일까지 오키나와를 다녀왔습니다.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동아시아 시민사회와 사회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거기 토론자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 컨퍼런스를 기획한 개번 매코맥 국립호주대 명예교수와 회사와의 인연으로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컨퍼런스는 오키나와 섬 중부에 있는 나고시 국제교류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대략 이런 모습으로 이틀간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오키나와의 현재 당면문제는 오키나와 서쪽 해안에 위치한 후텐마 미군기지의 이전문제입니다. 후텐마기지가 있는 곳은 기노완이란 시인데 비행장이 이 시의 중심부 한가운데 위치하면서 비행소음과 각종 사고 등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5년에는 미군이 이곳 여학생을 성폭행..

여행의 맛 2009.12.13

멸종 위기종 듀공이 위험하다!… 헤노코 기지 서면 타격

멸종위기의 해양 포유류 동물인 듀공이 해초를 뜯고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ㆍ국제적 환경 이슈로 떠올라 헤노코 미군기지 이전문제는 국제적인 환경이슈로도 부각되고 있다. 헤노코 해안이 멸종위기의 해양 포유류 동물인 듀공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헤노코가 위치한 오키나와 본섬 북부의 동쪽 산호초 해안은 듀공이 서식하는 북쪽 한계선이다. 듀공은 몸 길이가 2.2~3.4m에 달하는 대형 포유류로, 몸집은 고래와 유사하지만 얼굴이 소와 흡사하고, 해초만을 먹기 때문에 바닷소로 불리기도 한다. 또 새끼를 안고 젖을 먹이는 모습이 사람을 닮아 옛 뱃사람들은 인어로 착각하기도 했다. 듀공 서식은 1996년 이후 헤노코 미군 해상기지 계획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확인됐다. 헤노코 앞바다는 바다 속 10m까지 훤히 ..

신문에 쓴 글 2009.12.09

[헤노코 르뽀] “일본 정부, 안보명분 희생강요” 성난 오키나와

ㆍ산호군락·옥빛바다 철책엔 분노 글귀 빼곡 ㆍ13년째 반대… 일 정국 뒤흔드는 뇌관 될수도 지난 6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나고(名護)시 동쪽의 헤노코(邊野古) 해안. 산호군락이 밀집해 옥색빛의 바다와 모래사장이 펼쳐진 이곳 해안은 철책선으로 분단돼 있다. 철책 너머는 해안 쪽에는 미 해병대 캠프 슈와브가 주둔해 있다. 영어로 민간인 출입금지를 알리는 입간판은 살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철조망 곳곳에는 ‘헤노코는 평화의 바다’ ‘일본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일본 헌법 9조가 적힌 글들이 빼곡히 걸려있다. ‘전노련(全勞連)’ 깃발을 든 노동계 인사 30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 “헤노코로 미군기지를 옮겨서는 절대 안됩니다.” 핸드마이크를 통해 울려퍼지는 외침이 평온하던 휴일 아침 해안의 정적을..

신문에 쓴 글 2009.12.09

'한미 FTA 재협상'대처법

2000년 이후 금융위기 전까지 미국 경제는 ‘글로벌 불균형’에 의해 유지돼 왔다. 글로벌 불균형은 대략 이런 것이다. 중국이나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사들인다. 국채 수요가 많아지면 채권값이 올라가고 금리가 안정돼 신용 창출도 활발해진다.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국민들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국채를 사는 데 지불하는 달러로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 맘껏 소비를 누릴 수 있었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이 ‘불균형의 균형’은 조금씩 무너져내리고 있다. 집값이 폭락하자 미국 소비자들은 저축을 늘려 빚 갚기에 나섰고, 소비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지난 10월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불균..

칼럼 2009.12.01

[한·미 정상회담]‘동맹’ 실천계획 없는 “공감”… FTA 이견 재확인

ㆍ전문가 “재협상 사실상 공식화”… 정부 “추가협의 뜻” ㆍ‘한·미 FTA’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세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서로의 입장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 한·미동맹 발전 방안 등을 두고 "전적으로 공감한다"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대북 접근방식에서 완전히 의견이 일치한다" 같은 말을 쏟아냈지만 구체적 '액션 플랜'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1·2차 정상회담 합의를 재확인 했을 뿐 진전된 내용은 없다는 비판적인 평가도 나왔다.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이 비준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인 자동차 부문 협정에 대해..

신문에 쓴 글 2009.11.19

자본견제 '노동자펀드'만든다

ㆍ금융권 노조 추진…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등 참여예상 노동계가 내년 중 대형펀드를 조성해 경영감시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계가 펀드를 통해 기업 경영감시에 나서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일인데다 파업 등 현장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이 펀드를 통해 자본을 견제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금융권 노조가 중심이 돼 추진 중이며 금속노조 산하 대규모 사업장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펀드 액수는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한국신용평가 노조 등은 12월1일 서울 여의도에서 ‘함께하는 경영참여연구소’를 발족한다. 연구소장으로는 이상학 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 연구소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와 전문가집단 등과 연계해 기업경영참여와 감시운동을 ..

신문에 쓴 글 2009.11.12

[어제의 오늘]1972년 비상 국무회의 ‘유신헌법안’ 통과 

ㆍ절대권력 움켜쥔 ‘1인 천하시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을 간접선거로 뽑는다,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대통령 추천으로 선출한다, 대통령은 국회 해산권과 법관 임면권을 갖는다,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연장하고 연임제한을 철폐한다…. 1972년 10월27일 열린 비상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유신헌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요즘 같아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권력 집중이다. 한 해 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헌법을 고쳐 선거가 필요없는 총통이 되려 한다”고 한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유신헌법안은 헌법의 효력까지 일시 정지시킬 수 있는 긴급조치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입법·사법·행정권을 장악한 대통령에게는 ‘영도적 국가 원수’라는 지위가 부여됐다. 유신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박정희는 ..

어제의 오늘 200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