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내에 있는 집 거실 천정에는 꽃봉오리 모양의 전등에 선풍기 날개가 꽃받침처럼 붙어 있는 요즘 보기드문 조명장치가 있다. 보통은 거실에서 침식을 하고 있어 자리에 누우면 머리의 위치가 조명장치 쪽으로 향하게 된다.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잠자리에 들 때마다 조명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 잠자리의 위치를 바꾼 적도 있다. 새벽에 발생한 지진으로 집이 들썩거려 잠을 설치기도 하고, 잠자리가 편치 않은 탓인지 가위에 눌린 적도 있다. 초대형 지진이 수도권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10년 전부터 회자돼 왔지만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쩍 현실감을 띠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가 가동을 중단시킨 시즈오카현 하마오카(浜岡) 원전이 도카이(東海) 대지진의 진원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