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야당과 진보진영의 성적은 낙제점이었다. 이슈를 선점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지난해 여름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정권이 친서민을 부르짖으며 뒤통수를 치자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었을 뿐이다. 보수가 날아다니는 동안 야당과 진보는 바닥을 기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등 정권의 폭주에 맞서기도 벅찼던 점은 인정한다. 거리에선 경찰력으로, 국회에선 숫자로 밀어붙여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슈 선점은 언감생심이었다”고 말하면 변명은 되겠지만, 여론은 외면한다. 이제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가 첫해에 저지른 정책 실패에 대한 기억을 서서히 지우고, 야당과 진보의 주장을 흘려듣기 시작했다.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이런 흐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