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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데 히로아키 "원자력은 국가가 국민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 조교 인터뷰 “원자력은 국가가 국민을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후쿠시마’라는 문명사적 재난을 겪고도, 국민이 피폭을 당하든 말든 내버려둔 채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려는 일본은 부끄럽고 한심한 나라다. 하지만 한국도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원전 주민들이 버림받을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가장 신뢰받는 원자력공학자이자 반원전 운동가인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62) 일본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실 조교(한국의 조교수)는 3·11 동일본 대지진 1년을 맞아 지난 2일 오사카(大阪)부 구마도리초(熊取町) 교토대학 연구실에서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원전 재가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당 방사성세슘이 4만㏃(베크렐)이 넘는 후쿠..

사람들 2012.03.07

[대지진1년] 방사능 없는 채소가게 운영하는 후쿠시마 시민들

ㆍ방사능 정보교류 마당 역할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 신마치(新町) 상가에 자리잡은 야채가게 ‘하모루’. 10평 남짓한 공간에 교토(京都), 가고시마(鹿兒島) 등 서일본 쪽에서 재배된 야채들이 비닐포장에 쌓여 진열돼 있다. 야채가게라고는 하지만 야채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방사능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서점 책꽂이를 연상케 하는 진열대에 소량의 야채들이 진열돼 있고, 가고시마 재배농민 사진과 재배방법을 소개한 글이 붙어 있다. 이곳에서 파는 야채의 방사능 측정 결과 세슘 134, 137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 보고서도 진열대 입구에 게시돼 있다. 6일 낮 12시30분쯤 하모루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점심 장을 보러 온 손님들이 바구니에 담긴 야채들과 재배지에 관한 설명을 유..

일본의 오늘 2012.03.07

[대지진1년]이다테무라는 유령마을...방사능은 도쿄의 수십배

지난 4일 오전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1시간50분 만에 후쿠시마역에 도착했다. 도쿄역에서 시간당 0.08μ㏜(마이크로시버트)를 가리키던 방사선량 측정기는 후쿠시마역에 내리자 5배인 0.4μ㏜로 올라갔다. 렌터카를 빌려 이다테무라(飯館村)로 향하는 터널 부근에 이르자 10초마다 갱신되는 측정기가 “뚜뚜뚜” 소리를 내며 바쁘게 움직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 외곽 구역에서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이다테무라로 접어들자 1μ㏜를 넘어서더니 얼마 안가 측정기가 ‘고레벨 선량’으로 분류하는 1.20μ㏜로 치솟았다. 측정기의 화면이 고레벨 선량을 나타내는 빨간색으로 바뀌자 긴장감이 엄습했다. 며칠 전 만난 원자력 전문가의 “후쿠시마에 들어갈 경우 피폭은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떠올라 후쿠시마 시내에서 산 마..

일본의 오늘 2012.03.07

[대지진1년] 후쿠시마를 가다

ㆍ도로 곳곳 출입금지… 여지껏 시신 못찾은 주민 눈엔 핏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미나미소마(南相馬)시 하라마치(原町)의 한 농가. 해안에서 900m가량 떨어진 2층 재래가옥은 대문도 정원도 없다. 1층 전체가 쓰나미에 할퀴어 벽과 창문은 사라졌고, 마루바닥도 뜯겨져 지붕과 기둥만 앙상하게 남았다. 그나마 반경 300m에서 유일하게 남은 가옥이다. 지난 4일 이곳에서 만난 우에노 다카유키(上野敬幸·39·농업)의 눈엔 아직도 핏발이 서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11일 두 아이와 양친 등 일가족 4명을 한꺼번에 잃은 뒤 6살 난 아들과 아버지의 시신을 여태껏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쓰나미가 닥칠 무렵 밭일을 하고 있던 그는 다짜고짜 닥쳐온 쓰나미 속에서 동네 청년들과 이웃들을 구..

일본의 오늘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