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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경제]'독일형 노사협력'의 효시였던 개성공단

내년에 출범예정인 서울지하철 통합공사에 공기업으로는 국내 처음 독일형 ‘노동이사제’가 도입돼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개성공단에서는 노동이사제와 유사한 방식의 노동자 경영참여제가 정착돼 왔다. 지난해 출간된 의 한대목. “개성공단에서는 현지 법인장이나 주재원이 북측 직장장과 협의를 통해 기업을 운영합니다. 기업들은 이런 점에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을 남측에서 행사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독일의 경우에도 자본과 노동이 참여한 노사협의회에서 경영권을 공동으로 행사해요. 자본우위의 우리 노사문화가 보편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는데, 우리 기업들이 과연 얼마나 알까요?” 개성공단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노동과 자본이 상호 존중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촌철경제 2016.03.22

[촌철경제] 테러위험 높이는 '공공부문의 인건비 절감'

공공기관 효율화 정책은 참여정부부터 본격화됐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실태가 문제가 되자 정부는 공공부문 효율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효율화의 주된 타깃은 인력감축이었다. 효율화의 주된 척도인 경비절감을 달성하는 손쉬운 방법이 인력감축과 인건비 절감이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결되는 부문이나 주요 보안시설까지 무차별적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폐단이 고질화됐다. 수많은 이용객이 몰려 안전사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신도림, 사당, 강남 등의 지하철역에서 좀처럼 역무원을 보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극단적인 인건비 감축은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요 보안시설인 인천공항에서 중국인 부부가 환승장 출입문을 열고 밀입국한 사례는 보안업..

촌철경제 2016.03.15

[촌철경제] 알파고와 '노동의 종말'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기술이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추방한다는 내용의 을 쓴 것은 1995년의 일이다. 리프킨의 예언은 20년이 지난 지금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직관과 창의력이 필요한 고도의 두뇌게임인 바둑에서 알파고가 세계 최강의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은 인공지능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인간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음을 일깨운 대사변이다. 단순 작업은 물론 고도의 정신노동, 예술과 장인의 영역에서도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밀어낸다. 무인차와 드론이 택시기사, 로봇 자산관리가 펀드매니저의 일자리를 빼앗는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아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점점 더 로봇에 자리를 내주게 되면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사람들은 더 빈곤화되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질지 모른다. 디지털 디바이드가 아니..

촌철경제 2016.03.11

[촌철경제]"경제비상" "긍정적" 오락가락...'정경분리'가 절실한 박근혜 정부

경제상황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종잡을 수가 없다. 1월만 해도 경제비상이라더니 7일에는 ‘긍정적’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나쁘지 않다고 한다. 7일의 발언은 야당의 경제실패론에 대한 방어 차원이고, 1월 발언은 노동법 서비스법안의 통과를 위한 야당 압박용이라는 건 이제 웬만한 이들은 다 안다. 한 나라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경제발언이 정치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현실에 맞지 않는 상황인식을 보이는 것은 문제다. 공교롭게 대통령의 발언이 있던 7일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제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공식 보고서를 냈다.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모습은 박근혜 정부에서 두드러진다. 핵개발 자금 전용에 대한 증거도 없이 개성공단을 중단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파장을 초래했다. 테러방지법 제정이 국내 정보통신기술..

촌철경제 2016.03.08

[니시니혼신문 칼럼]北東アジアの「島国」韓国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라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이웃나라들과 공존·협력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를 가장 잘 수행한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2000년 북한과 정상회담을 열었고, 1998년에는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이뤄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북한 방문을 도와준 것도 김대중 대통령이었다.노무현 대통령 때 일본과의 관계가 다소 나빠졌지만 북한과의 관계는 그런대로 안정됐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두 보수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외딴 섬’이 돼버렸다. 한층 심각해진 ‘반일’과 ‘반북’ 이데올로기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이웃나라들과의 유대감이 끊겼기 때문이다. ‘반북’은 한국에서 여전히 위력적인 정치수단이다. 박근혜 정부는 최근 북한의 핵..

칼럼 2016.03.07

[촌철경제]IT산업을 '테러'한 테러방지법

테러방지법이 통과되자 인터넷에서는 안드로이드폰 대신 아이폰을 사용하거나 카카오톡 대신 텔레그램 같은 해외 메신저를 사용해야 한다는 대응수칙이 돌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테러위험 인물에 대해 출입국, 금융거래 정지요청, 통신이용 관련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이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국산 휴대폰을 사용하기 꺼려진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텔레그램은 카카오톡과 달리 상대방과 대화가 끝나면 대화가 자동 삭제되는데다 서버가 해외에 있어 국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우려도 덜 수 있다. 테러 용의자가 사용한 아이폰 잠금장치를 풀어달라는 미국 FBI의 요구를 거부한 애플사의 방침으로 아이폰에 대한 신뢰는 더 높아지고 있다. 테러방지법이 본격 시행되면 메신저나 휴대폰 ‘갈아타기’가 대거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촌철경제 2016.03.04

[촌철경제]'레트로' 혹은 '고인물' 한국경제

‘레트로(Retro)’현상은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그리워하여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것을 가리킨다. 대중문화에서는 영화 , 드라마 등이 꼽힌다. 지난해 초 무한도전의 가 히트하면서 1990년대 음악들이 다시 등장한 것도 레트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레트로 풍조는 대중문화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서 목격된다. 혁신과 창조적 파괴의 에너지가 사라진 경제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준금리 인하나 부동산 경기부양 등 낡은 카드들이 등장한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내세우지만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방식은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성향이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이기 때문일까? 민간부문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이후 대기업의 반열..

촌철경제 2016.03.02

[촌철경제]'헬조선' 만드는 임금격차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확대→대입 무한경쟁→가계의 교육비 부담 급등→성공신화의 소멸→금수저·흙수저의 사회. 한국사회를 ‘헬조선’으로 만드는 순서도는 대략 이렇다. 외환위기 전만 해도 80%정도이던 중소기업의 대기업 대비 평균 임금은 지난해 62%로 추락했다. 대기업 사원이 100원을 받으면 중소기업 사원은 62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임금격차가 커지는 것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납품단가 후려치기, 하도급 대금 미지급, 핵심인력·기술탈취 등 대기업의 전방위적 ‘갑질’에도 원인이 있다.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업생태계를 만들면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격차도 줄어든다. 가계 소득이 늘어나고 내수도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발생한다. 혁신센터를 짓..

촌철경제 2016.03.01

[촌철경제]해외소비 사상최고, 만연하는 '탈한국' 심리

지난해 해외소비가 사상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허리띠 졸라 아낀 돈으로 해외에서 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물가가 비싼데다 볼거리도 많지 않고, 서비스도 불친절한 국내에서 돈을 쓰느니 차라리 해외에서 대접 받으며 쓰겠다는 심리다. 폐색감에 휩싸인 한국을 휴가 때 만이라도 벗어나겠다는 이들을 나무라기도 어렵다. 어쨌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 중 상당부분은 노후대비로, 대출금 상환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해외소비로 돈이 빠져나가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섣불리 ‘국내에서 휴가가기 캠페인’ 같은 걸로 해결될 수도 없다. 한국인들이 한국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뭔지를 우선 찾아내야 할 것이다.

촌철경제 2016.02.29

[촌철경제] 디플레가 빚어낸 '기저귀 가격전쟁'

100엔숍, 유니클로, 저가 덥밥체인 요시노야(吉野屋). 일본의 장기불황이 낳은 히트기업들이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자산과 임금소득이 줄어들면서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자 싼 것만 찾는 심리가 확산됐다. 이 당시 생겨난 유행어가 ‘가격파괴’였다. 유니클로나 요시노야는 ‘시대의 우울’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저가업체의 성공은 ‘임금파괴’로 유지됐고, 돈이 없어 결혼도 연애도 못하는 ‘초식남’을 양산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와 소셜커머스 업계 1위 쿠팡간의 기저귀·분유 가격전쟁을 보면 국내에서도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소비자들은 당장 좋겠지만 이 저가경쟁을 떠받치는 저임 노동력은 누군가의 아들, 딸이라는 점에서 씁..

촌철경제 201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