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 도발은 전후 일본의 평화체제를 ‘악(惡)’으로 규정해 털어내고 헌법 개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국내정치적 목적도 강하다. 침략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일본 국민이 ‘전범(戰犯)’의 죄의식에서 벗어나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 국가’의 국민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일본 보수·우익들은 전후 연합국에 의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평화헌법이 일본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았을 뿐 아니라 일본을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불구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조성된 평화체제하에서 일본이 이룩한 경제성장 등의 성과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것이자, 평화체제를 지지해온 일본 내 리버럴(자유주의)·좌파세력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자면 일본 사회에서 헌법 개정 문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