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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도쿄의 '거리경쟁력' 비교

8개월만에 서울에 잠시 다녀왔다.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그렇게 외치며 돈을 쏟아부었건만 서울거리는 여전히 지저분했다. 깔끔면에서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쿄에서 8개월 가까이 지내느라 눈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서울은 여전히 도쿄의 한수 아래였다. 한수아래일 뿐만 아니라, 지금 상태로라면 그 한수 차이가 영원히 이어질 거 같았다. 관광경쟁력의 측면에서 서울과 도쿄간에 차이가 뭔지 잠시 생각해 봤다.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하는 도쿄, 그렇지 않은 서울 잘 아는 이야기지만 서울에선 아무데서나 흡연할 수 있다. 나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지만, 김포공항 입국장 바깥으로 나와보니 많은 이들이 밖에 서서 담배를 피워댔다. 1층 건물 외곽에 흡연실을 설치해 뒀지만 그곳에 들어가서 피우는 이들은..

일본의 오늘 2011.10.11

한류스타 군입대 배웅투어 호황

한류스타들의 군입대를 배웅하기 위한 여행상품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사들이 개인 또는 팬클럽 별로 한국을 방문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내놓은 신상품이다. 도쿄신문은 7일 “여행사인 긴키(近畿) 일본투어리스트가 오는 25일 군에 입대하는 6인조 남성그룹 ‘초신성’의 리더 윤학을 한국 현지에서 전송하기 위한 투어를 5일부터 모집한 결과 이틀 만에 약 200명의 팬이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2박3일 경비가 13만엔(약 200만원) 안팎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품인데도 상당한 규모가 몰린 것이다. 신문은 “이는 일본에서 케이팝(K-POP)의 인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한류 스타의 군 입대 배웅 투어가 히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팬클럽 차원에서 조직하는 방식의 소규모 ‘군 입대 배..

일본의 오늘 2011.10.08

잡스의 마지막 8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후 기나긴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몸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촛불처럼 창조혼(魂)을 불살라 정보기술(IT) 세계를 도약시켰다. 이 기간 중 잡스가 내놓은 제품들에는 그가 꿈꾸던 새로운 세상과 철학이 담겼고,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잡스가 만년의 대표작이 된 아이폰을 개발하겠다고 사내에 선언한 것은 2004년 중반이다. 2003년 10월 처음 췌장암 진단을 받고 식이요법 등을 시도했으나 치료에 실패한 뒤 종양제거 수술을 받던 무렵이다. 한 해 전인 2003년 ‘아이튠즈’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라는 전례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혁신에 가속도를 붙이던 시점이었다. 충격이 컸지만, 그런 만큼 열망은 짙어졌다. “내가 곧 죽는다는 ..

신문에 쓴 글 2011.10.07

일본에서도 녹색당 등장

일본에서도 ‘탈원전’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이 이르면 다음달 탄생한다. 도쿄신문은 3일 메이지(明治)대학 야생과학연구소의 나카자와 신이치(中澤新一·61) 소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다음달 일본 녹색당(가칭)을 창당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탈원전을 강령으로 내건 녹색당은 동일본대지진 이후의 일본의 진로 전환을 목표로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유럽 녹색당들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녹색당에는 전문가들 외에 자연보호와 지역통화 창설 등을 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참여한다. 처음부터 정당으로 출발하지 않고 우선 창간 예정인 잡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녹색당은 에너지 분야에서 태양광과 바이오매스 뿐 아니라 식물의 광합성을 응용한 발전 등을 아젠다로 제기할 계획이다. 정책과제로는 성장을 전제로 한..

일본의 오늘 2011.10.04

북극상공에도 오존구멍

북극 상공에서 지난 4월 남극에 버금가는 심각한 오존층 파괴가 일어나 대규모 오존구멍(hole)이 처음으로 형성된 사실이 미국, 일본 등 9개국 국제연구팀 조사결과 밝혀졌다. 북극의 오존구멍이 한때 동유럽과 러시아, 몽골로 이동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이 피부암과 유전자 손상 등을 유발하는 유해 자외선을 노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일본 연구진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지난 2일 과학학술잡지 네이처 인터넷판에 기고한 연구논문을 통해 북극의 성층권에서 지난 4월 상순 오존층의 40%가 사라지면서 스칸디나비아반도와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그린란드 등에 걸쳐 폭 1000㎞, 길이 3000㎞ 규모의 원뿔형 오존구멍이 형성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상 18~20㎞ 상공에서는 오존이 80%가량 사라진 ..

일본의 오늘 2011.10.04

일본인들의 유별난 제복사랑

매주 일요일에 하는 NHK 노도지만 대회는 되도록이면 챙겨보는 편이다. 노도지만이라는 건 말 그대로 번역하면 목청자랑인데, KBS 전국노래자랑과 하는 방식이 똑같다. 일본 전국 곳곳을 순회하면서 하는 방송이라, 지방색도 느껴지는 구수한 분위기라 재미가 있다. 그 노도지만 대회에 학생들이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예외없이 교복차림이어서 좀 놀랐다. 이런데까지 교복을 입 고 나올 필요가 있나 싶은데 태연하게 교복을 입고 나온다. 그러고 보면 일본인들의 '제복사랑'은 유별난 데가 있다. 아침에 회사를 가려다 보면 대규모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데 대형트럭이 드나드는 문에 어김없이 두사람의 직원이 제복을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두사람 다 아마 정년퇴직 후 재취업한 나이 지긋한 분들인데 살인적인 도쿄의 더위에도 아랑곳..

일본의 오늘 2011.10.04

일본생활 주의점-2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가볍게 읽어주세요) 공공장소에서 애정표현은 삼가 아주 드문 예로, 고탄다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도큐이케가미선 전철에서 키스를 하는 커플을 본적이 있다. 물론 그 커플을 흘끔흘끔은 물론 얼굴조차 보지 않았다. 하지만 12시가 넘은 막차에서 둘이서 신나게 떠들다가, 잠시 말이 끊기며 약간 이상한 음향(아마 입술 부딪히는 소리인 것으로 추정)이 나는 상황이 10분도 넘게 지속됐다. 두 사람은 술을 먹었겠지만 그리 많이 마시지는 않은 듯, 목소리도 혀가 감기거나 하지 않고 멀쩡했다. 그 커플을 차마 쳐다볼 용기는 없었고, 그 커플 주변에 서있는 승객들을 살짝, 힐끔 봤는데 모두 벌레씹은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물론 아무도 그 커플에게 시비를 거는 이는 없었다.) 이런 경우는 ..

일본의 오늘 2011.10.03

노다 총리 즉석회견 거부 이유는?

일본 총리의 직접취재 허용 하루 2회(하토야마)→1회(간)→0회(노다). 일본 민주당에서 세번째로 집권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언론취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본 언론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노다 총리는 28일 국회에서 언론의 ‘즉석회견’를 재개할 것인지 질문을 받고 “시간을 갖고 정중하게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을 될 수 있으면 자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즉석회견 대신 정례 기자회견을 강화할 생각을 비쳤다. 총리관저의 로비나 마당에 선 채 출입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부라사가리(ぶらさがり·즉석 회견)’ 형태의 취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언론취재에 우호적이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실언을 반복하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퇴진했고, 이 바람에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도 언..

일본의 오늘 2011.09.30

대지진으로 뜨는 일왕과 자위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상징천황’이라는 애매모호한 지위에 있었던 일왕의 존재감이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부각되고 있다. 일본언론들은 대재난 이후에도 정치권이 여전히 국민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왕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주목됐다고 평가했다. ‘돈만 축내는’ 천덕꾸러기 자위대도 대지진 이후 복구작업에서의 활약상이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재평가되고 있다. 보수세력은 일왕와 자위대의 주가상승을 은근히 반기고 있다. 지난 27일 발매된 주간 최신호는 “고통에 겨워하는 피해주민들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하는 태도에서 ‘상징’이던 천황(일왕)이 비로소 실체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닷새 뒤인 3월16일 대국민 화상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5분56초에 걸친 화상 메..

일본의 오늘 2011.09.30

[특파원 칼럼] 노다의 역주행

2001년 취임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두고 미 언론들은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뭐든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과 반대로 하는 부시 정부의 행태를 비꼰 조어다. 그렇게 바뀐 강경 외교정책은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을 낳으며 미국을 수렁에 빠뜨렸다. 취임한지 한달이 채 안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를 평가하기엔 성급한 감이 있지만, 적어도 그의 국정운영은 클린턴의 뒤를 이은 부시를 연상케 한다. 말기에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치며 만신창이가 돼 물러난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강박증이 엿보인다. ‘ABK(Anything but Kan) 정책’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간 전 총리의 정책이나 국정운..

칼럼 2011.09.29